기재부 간부 매일 영상회의···내부 소통강화·기강 다잡기실무자 배석 없이 1급만 출석···현안 숙지 여부 판단김동연 조직 색깔 지우고 ‘예스맨’ 오명 벗으려는 듯
14일 기재부에 따르면 기재부 1급 이상 간부들은 앞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1차관 주재로 서울청사·세종청사 영상 간부 회의를 하기로 했다. 이 회의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홍 부총리 주재 간부회의로 확대된다.
홍 부총리는 이같은 회의를 통해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기재부는 매주 금요일 오전에만 1차관 주재로 오프라인에서 간부회의를 하고, 월요일∼목요일에는 온라인으로만 약식 회의를 해온데 비하면 초반부터 드라이브가 세게 걸리는 셈이다.
주중 회의에서는 그날의 일정과 주요 이슈, 실·국별 공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라고 기재부 관계자는 전했다. 부총리 주재 일요일 회의에서는 다음주 일정과 주요 이슈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한다.
특히 실무자 배석 없이 해당 간부만 나오라는 명시적 지침이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실무자 배석 없이 간부만 출석하라고 지시한데는 기재부 간부진들의 현안 숙지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예상된다.
홍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 당시 취임 직후 첫 차관회의를 열어 “새 정부가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각 부처에서 흐트러짐없이 업무에 매진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며 “새 정부 출범 초기라 하여 공직사회가 이완된 모습을 보여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홍 부총리는 협업의 작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때문에 홍 부총리는 초반부터 고삐를 죄어 기강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홍 부총리는 취임식 이후 기재부 직원들에게 조직 운영 방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인 김동연 전 부총리의 색깔을 지우고 자신의 색깔을 입혀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청문회부터 지적받아온 ‘예스맨’ 이미지 또한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청문회 내내 ‘예스맨’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웠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홍 부총리 인사 청문회에서 기존 정부 정책 기조의 전환 의지가 없다며 ‘예스맨’, ‘청와대 바지사장’의 표현을 쓰며 “소신 없이 청와대에 끌려다닐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 부총리는 당시 야당의 비난에 “그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임해왔기 때문에 (그런 평가에는)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더군다나 홍 부총리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취임식 이후 홍 부총리는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자동차부품업체로 첫 현장방문에 나서고, 국회 주요 인사들을 예방하는 등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17일에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향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제이노믹스 2기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그간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극대화 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밝혀 왔다. 홍 부총리는 경제정책방향에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 △미래대비 투자 및 준비 등 4대 정책을 중심으로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담을 전망이다.
일자리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10월까지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규모는 4개월째 10만명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월평균 31만6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고용 쇼크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12일 ‘11월 고용동향’을 내놓는다. 뚜렷한 반전 기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안팎의 진단이다.
홍 부총리는 취임식에서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선 ‘엄중히 보고 있다’는 시각을 재차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 경로 밑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분야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이 경제를 판단하는 지표인 성장률의 회복과 고용 및 분배 개선에 초점을 맞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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