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10℃

  • 춘천 11℃

  • 강릉 10℃

  • 청주 11℃

  • 수원 10℃

  • 안동 11℃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1℃

  • 전주 10℃

  • 광주 9℃

  • 목포 11℃

  • 여수 13℃

  • 대구 12℃

  • 울산 11℃

  • 창원 13℃

  • 부산 12℃

  • 제주 10℃

임원 개인 잘못도 항공사 탓?···'항공산업 개선안' 과잉 규제 논란

임원 개인 잘못도 항공사 탓?···'항공산업 개선안' 과잉 규제 논란

등록 2018.11.19 15:20

임주희

  기자

사진=대한항공 제공사진=대한항공 제공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 개선방안’이 과잉규제와 위헌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국토부는 항공사 임원 자격 요건, 운수권 신규배분 제한, 독점 노선에 대한 관리, 노선별 운항의무기간 차등 설정, 항공사 안전관리체계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항공사업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항공사의 안전 및 면허 관리 등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항공산업이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관련 제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반한다는 입장과 함께 항공산업 전체를 옥죄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허술한 관리로 항공법상 금지돼 있던 일부 국적 항공사들의 외국인 임원 재직을 걸러내지 못했던 국토부가 본인들의 귀책을 덮기 위해 무수한 규제 조항을 신설했다는 의혹이 인다”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쉬운 규제라는 방식을 택한다는 면에서 행정 편의주의적인 조치를 선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국토부의 이 같은 조치에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눈치다. 항공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사기업인 항공사의 임원 자격을 박탈하고 항공사의 주요 자산인 운수권을 마음대로 회수할 수 있는 등 초법적인 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과잉 규제라고 풀이했다.

특히 항공사 임원의 일탈을 사망자가 배출된 항공기 전파 사고와 같은 심각한 사안과 비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항공사 임원 개인이 항공사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해서 신규 운수권 배분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는 것.

위헌·위법 논란도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운송사업과 무관한 법률 위반으로 항공사 임원 자격을 발탁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기업집단 내 계열 항공사간 임원 겸직을 금지하는 조치도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평등의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커서다. 비계열 항공사 간의 임원 겸직이나, 항공사가 아닌 회사들 사이의 임원 겸직은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선별로 최대 연간 40주라는 운항 의무기간을 두는 방안도 문제다. 국토부는 독점 노선의 경우에는 노선 평가를 통해 운수권 회수 및 재배분을 할 수 있다는 방안을 내놨다. 게다가 이미 배분된 운수권에 관해 평가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는 소급 입법 금지 원칙에 반한다는게 항공업계 의견이다.

국토부의 조치가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만드는 동시에 국내 항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거꾸로’ 대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항공업계 기조는 자국 항공사를 보호·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세를 불리는 중동 상공사의 경우 정부에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며 규모를 키우는 실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경쟁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정부의 과잉 규제로 재산권인 운수권을 잃게 될 경우 그 피해는 막대할 것”이라며 “만약 운수권을 회수해서 재배분 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기존의 유리했던 해외 공항의 슬롯은 다른 해외 항공사들에 빼앗길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수권 회수 이후 재배분 될 때까지 운항하지 못하는 기간의 피해는 해당 노선 고객과 화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