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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진단 대중화···역경 딛은 ‘고진감래’형 CEO

[신흥 주식부자/천종윤 씨젠 대표]분자진단 대중화···역경 딛은 ‘고진감래’형 CEO

등록 2018.07.19 16:04

수정 2018.08.17 14:19

김소윤

  기자

가난과 병으로 고생·창업 초기에도 순탄치 못해교수직 관두고 2000년 씨젠 설립···10년후 상장국내 최초 미국 FDA서 분자진단 시약 허가 받아 ODM 방식으로 영업력 부족 한계 극복해 실적 ↑

분자진단 대중화···역경 딛은 ‘고진감래’형 CEO 기사의 사진

씨젠을 한국의 대표적인 분자진단 전문 바이오기업으로 만든 천종윤 대표는 힘들었던 시절들을 극복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전형적인 ‘고진감래(苦盡甘來)’형 CEO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결핵으로 몸이 허약해지자 중도에 학업까지 포기했던 천 대표는 이젠 한 코스닥 상장사의 1300억원대의 주식부호가 됐다.

1957년 경산시 용성면에서 3남2녀 중 셋째로 태어난 천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지자 역경이 시작됐다. 그는 매일 나무판자를 재활용해 생활비를 벌었을 만큼,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

이후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이 됐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 결핵이라는 병이 찾아와 4~5년 동안 심하게 앓아 결국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결국 요양을 하며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치러 건국대 농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테네시대학교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 등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8년 만인 1995년 귀국했다. 귀국 후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등을 거쳐 이화여대 생물과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삼촌의 사업 자금 지원 약속을 믿고 교수직을 그만두고, 2000년 9월 바이오 벤처기업인 씨젠을 설립해 회사 일에 전념했다.

천 대표의 역경은 씨젠의 창업 초기에도 이어졌다. 씨젠 창업 이후 실적이 한동안 마이너스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원천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여러 생각 끝에 전공인 분자미생물학을 살릴 수 있는 분자 진단으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분자 진단은 DNA, RNA 같은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메르스 같은 호흡기 질환, 성병, 간염, 결핵 등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선진 기법이다. 발병 전인 잠복기에도 진단할 수 있고, 항원 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기존 면역진단법보다 빠르고 정확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분자 진단에 필요한 유전자 증폭 기술(PCR)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았다.

천 대표가 분자진단 분야로 본격 진출하고 나서 이후 2006년에는 회사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호흡기 부문 12종의 진단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분자진단 시약 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성장 모드로 진입했다. 이후 적자폭 감소에 이은 2009년 흑자전환에 이어 실적 급성장 지속과 함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등 겹경사가 이어졌다.

씨젠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미국 4대 검진센터인 ‘바이오레퍼런스’를 포함해 해외 50여 국가, 300여 병원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09년엔 영국 바이오기업 ‘랜독스’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씨젠은 분자진단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했지만 영업과 기업운영에서 부족함을 보이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영업이익이 줄어들기도 했다. 이에 천 대표는 ODM 방식으로 영업력 부족 한계 극복해 실적을 다시 이뤄냈다.

현재 천 대표는 분자진단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열린 국회 바이오경제포럼에서 “현실에서 분자진단이 필요한 상황은 자주 발생한다”며 “대다수 사람이 분자진단을 모르고 있어 선택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분자진단을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진단제도를 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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