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풀이·유머에 가려진 ‘꼭’ 필요한 목소리··· 靑 국민청원 순기능 ‘또’ 논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화면 및 문재인정부 수장들의 호프미팅 모습.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및 기획재정부 제공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게시판이 본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여론의 화풀이 및 유머저장소로 변질됐다는 논란을 직면했다. 당초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아래 청와대 또는 정부 관계자가 답하는 기능을 가졌다. 이 기능은 직접민주주의 및 숙의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일까. 청와대 국민청원 이용자 수는 미국 백악관 내 청원 게시판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 이용자 수를 추월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살펴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시물을 종종 접할 수 있다. 무분별한 청원은 물론, 거짓 청원, 도 넘은 장난 청원 등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청원은 19일 현 시간에도 접할 수 있다. 이날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스웨덴전 심판 특검’ 및 ‘스웨덴 가구 이케아 폐쇄’ 청원 등이 하나의 예다. 이러한 청원들은 지난 18일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대 스웨덴’ 경기와 연관이 깊다. 우리나라는 스웨덴에 0:1 아쉬은 패배를 했고, 스웨덴 관련 청원은 화풀이인 셈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청원도 상당하다. ‘6·13선거 완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퇴 반려 청원이 그 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홍준표 전 대표 사퇴를 반려 청원이 잇따랐다. 이 청원은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청원으로는 지난 18일 월드컵 스웨덴전 관련 ‘스웨덴과의 국교단절’ 및 ‘축구선수 김민우 사형’ 등 청원이다. 김민우 선수는 스웨덴전 당시 파울을 범하며 스웨덴 선수들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장본인이다.

이러한 청원으로 인해 다양한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정책으로 피해 본 사례가 부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돋보인다. 실제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정책으로 피해 본 사례의 청원이 종종 올라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해임’ 및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 청원이 그 예다. 김상조 해임 청원은 김상조 위원장이 최근 ‘대기업 비주력 계열사 지분 정리’를 언급하자 ‘삼성SDS 주가 폭락’ 현상이 발생한 것과 연관이 깊다. 재건축 청원은 강남 재건축 과열의 피해를 서울 외각 서민들이 고스란히 받는 것과 연관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