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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자본 점유, 전체 생산성 증가 방해···일감몰아주기 등 규제 필요”

“재벌 자본 점유, 전체 생산성 증가 방해···일감몰아주기 등 규제 필요”

등록 2018.04.19 15:37

주혜린

  기자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이른바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집단의 자원배분 비효율성이 우리 경제 전체의 생산성 증가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혁과 일감몰아주기 등 일탈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덕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KDI 정책포럼 270호에 실린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한 우리 경제의 자원배분 효율성 하락'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 둔화 요인을 분석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011년 이후 연평균 1% 수준의 하락을 반복하면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더는 생산요소의 양을 늘려 성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성 증가율 둔화는 우리 경제의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논문은 기업의 생산성 하락 원인을 평균 생산성, 기업 간 자원배분 효율성, 기업의 진입과 퇴출에 의한 효과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생산성 증가율 둔화는 세가지 요소 중 주로 저조한 자원배분 효율성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2015년 기업 간 자원배분 효율성의 하락은 노동 등 다양한 기준으로 측정한 전체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을 0.4∼0.7%포인트(p) 낮췄다. 분석 기간을 2011∼2015년으로 한정하면 생산성증가율 하락 폭은 1.5∼1.8%p로 확대됐다.

기업 간 자원배분 효율성의 하락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에서 주로 목격됐다. 대기업집단을 계속해서 유지한 기업의 경우 기업 간 자원배분 효율성은 2015년 기준 생산성 증가율을 2.4∼3.6%p 끌어내렸다.

반면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은 기업(독립기업)은 뚜렷한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대·중소기업 등 기업 규모를 변수로 분석했을 때 기업 간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생산성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은 대기업집단 기업이 독립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자본을 점유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본을 한 단위 더 투입했을 때 증가하는 생산량을 뜻하는 한계자본생산성은 대기업집단기업이 독립기업보다 더 낮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대기업집단에 투입되는 자본을 독립기업으로 돌렸을 때 사회 전체적으로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면 대기업집단 기업의 총요소 생산성은 독립기업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집단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은 기술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기업집단에 의해 노동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 왜곡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대기업집단 기업은 독립기업보다 시장 퇴출률이 더 낮게 나타났으며 퇴출 당시 총요소 생산성이 독립기업보다 더 낮은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이는 생산성이 낮은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시장에 상대적으로 더 오랜 기간 머물면서 전체 자원배분 효율성을 더 낮췄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루프홀(구멍)’을 악용한 일감 몰아주기 등 일탈행위로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 자회사의 지분요건 완화 등은 대기업집단과 독립기업 간 자본조달 능력의 격차를 더 키울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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