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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에 혼란스런 여의도, 보좌진도 예외 없어

‘미투 운동’에 혼란스런 여의도, 보좌진도 예외 없어

등록 2018.03.08 14:24

임대현

  기자

익명 SNS에 보좌진 성희롱 폭로 이어져채이배 의원실 보좌관, 성희롱 논란에 면직보좌관이 인사권 쥐고 있어 성범죄에 취약

국회의사당. 사진=연합뉴스 제공국회의사당.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퍼지면서 여의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진 사회에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보좌관이 면직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미투 운동으로 첫 면직이 된 사례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에서 나왔다. 해당 의원실의 보좌관이 성추행 의혹이 논란이 되자,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 6일 채 의원은 “우리 보좌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의원실에서는 해당 보좌관을 면직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국회에 있었던 기간이 아주 짧다만 국회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와 폐쇄성은 잘 알고 있다”라며 “그래서 피해자가 글을 쓰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와 고민이 필요했을지 충분히 공감하고, 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피해자가 그 동안 겪은 고통에 대해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국회 보좌진 중에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알리는 창구는 페이스북 국회 익명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이지만, 폐쇄적인 보좌진 사회 특성상 소문은 빠르게 퍼지는 편이다.

익명의 한 제보자는 “미투운동이 시작하고 제 마음을 내보이기까지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며 “보좌관이라는 사람은 보좌진들이 보고 있지 않은 틈을 타 시시때때로 저를 뒤에서 껴안고 엉덩이를 만지곤 했다. 다른 보좌진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니 ‘알고도 모르는 척 생활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혹시나 하고 그 보좌관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뇌물수수를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었으나 무슨 빽이 있어서인지 특별사면을 받고 또 다시 20대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다”면서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지만, 이제는 먼저 용기 내어주는 그대들이 있어 작게나마 그 힘을 보탠다”고 적었다.

의원들도 미투 운동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다. 보좌진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제가 딸 같다며 며느리 삼고 싶으시다던 의원님, 의원님은 따님분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라며 “의원님의 더러운 성욕때문에 저희 부모님은 딸에게 더러운 말을 하는 의원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어야만했고, 저는 부모님 가슴의 대못을 박은 죄인이 되었다”고 폭로했다.

이 제보자는 “얼마전 의원님께서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며 가해자를 비난하는 기사를 보았다. 그 기사를 본 날 저는 아침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걸 본 여러 의원님, 보좌진 분들이 앞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않기를, 그리고 성적으로 상처를 받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보좌진이 성폭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보좌진은 주로 의원이 직접 뽑거나, 직급이 높은 보좌관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직급이 낮은 보좌진은 성폭력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한, 폐쇄적인 보좌진 사회에서는 한 번 ‘찍힌’ 직원은 다른 의원실에 재취업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자가 되더라도 쉽게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문제는 보좌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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