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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부회장 결심 배경

[LG전자 스마트폰 리셋①]조성진 부회장 결심 배경

등록 2018.01.25 09:47

수정 2018.01.25 10:28

강길홍

  기자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 이끌어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여전해MC사업본부 부활 절실한 상황플랫폼화·모듈화로 돌파구 마련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진=LG전자 제공.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진=LG전자 제공.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에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선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도 스마트폰 사업에 발목을 잡힌 만큼 올해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LG전자 단일 최고경영자(CEO)에 등극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사상 최대 매출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세탁기 박사’로 불리는 조 부회장은 가는 곳마다 ‘조성진 매직’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LG전자의 실적은 ‘조성진 매직’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61조 3963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 당기순이익 1조869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4.5%, 영업이익은 무려 1380% 증가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축배를 들어도 무방한 실적이지만 마냥 축하만 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적자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사업본부별 실적은 25일 공개되는데 MC사업본부는 800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조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 리셋’을 선언한 것도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MC사업본부의 실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두업체인 삼성전자, 애플의 전략을 따라가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 부회장은 LG전자만의 전략을 마련해 수익성 회복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의 전략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조 부회장은 “특정 기간을 가지고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며 “좋은 플랫폼을 오랫동안 끌고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해진 시기에 신제품 출시를 고집하기 보다는 기존 모델의 업그레이드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다. 기존 제품을 바탕으로 플랫폼화·모듈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 변화는 지난해 사업본부장과 연구소장 교체를 통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MC사업본부장에 임명된 황정환 부사장은 TV연구소장을 맡으며 OLED TV 신제품 개발을 지휘한 인물이다. 특히 여러 TV 모델을 몇 가지 표준 모델로 통합한 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제품을 만드는 ‘플랫폼화’와 여러 모델에서 함께 쓸 수 있는 공용 부품의 비중을 높이는 ‘모듈화’를 주도해 수익성 향상을 이뤄냈다.

스마트폰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MC연구소장에 임명된 김영수 전무는 세탁기연구실장, 생활가전연구소장을 역임한 생활가전 개발 전문가다. 특히 조 부회장이 세탁기사업부장 시절 시작한 플랫폼화·모듈화를 현장에서 함께 추진했다.

조 부회장이 황 부사장과 김 전무에게 스마트폰 사업의 중책을 맡긴 것은 가전사업에서 톡톡한 성과를 거둔 플랫폼화·모듈화를 스마트폰 사업에도 적용시키겠다는 의지였던 셈이다. 조 부회장은 CES 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전략 수정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조 부회장의 이같은 전략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위기에서 건져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8’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매년 상반기에는 G시리즈, 하반기에는 V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MWC에서 새로운 G시리즈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MWC에서는 새로운 G시리즈 대신 V30의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업그레이드한 2018년형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G시리즈 출시를 서두르는 대신 기존에 품질을 인정받았던 V30 업그레이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위험부담을 줄이는 한편 신제품 개발비와 마케팅비 등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전략이 주효한다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략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MWC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맡게 된 황정환 부사장의 첫 간담회가 진행되는 만큼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전략이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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