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재, 어린 아이 3명 사망···친모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광주 화재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새벽에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어린아이 3명이 숨지고 20대 어머니는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친모는 불이 나기 전 만취해 이혼한 남편에게 전화해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불은 약 25분 만에 진화됐지만, 아파트 내부 아이들 방에서는 4세·2세 남아, 15개월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들의 어머니인 A(22)씨는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구조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치료를 받고 있다.

아파트 내부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 방이 전소했고 부엌과 거실도 일부 탔다. 이 사고로 이웃 주민 2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불은 3명의 아이가 자고 있던 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불이 났다는 것을 느끼고, 다른 곳에 있던 전 남편에게 전화해 신고하도록 했다.

A씨는 병원 치료를 받으며 화재 발생 경위를 묻는 경찰 질문에 “라면을 끓이다 잠들었는데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A씨 진술에 따르면 A씨는 라면을 끓이기 위해 가스레인지 불을 켜놓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 깜박 잠이 들었다가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베란다에 대피해 전 남편에게 전화했다.

하지만 소방관계자는 부엌 가스레인지는 거의 타지 않았고,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 방만 주로 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받고 있다.

구체적인 화재 경위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는 A씨는 입을 닫고 대답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화재 직전 만취해 다른 곳에 있는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과 이혼 소송 끝에 지난 27일 이혼 판결을 받은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3명 아이를 부양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원인을 다양한 각도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