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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컨설팅, 일감몰아주기 꼼수 회피하려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다

[단독]미래에셋컨설팅, 일감몰아주기 꼼수 회피하려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다

등록 2017.12.20 10:22

수정 2017.12.20 15:08

서승범

  기자

공정위 박 회장 개인회사 내부거래 조사 내비치자미래에셋컨설팅이 갖고 있던 블루마운틴CC 운영권자회사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29억3천만원에 양도자금 부족하자 올해 만 200억원 대여에 증자도 참여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일감몰아주기 법규를 피하기 위해 마련한 대안 탓에 계열사 돈 수백억원이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 일가가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는 지난 7월 블루마운틴 CC 운영권을 자회사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양도했다.

골프장 등 관리(운영)법인 통합을 통한 시너지창출이 목적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박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자회사로 주요 사업의 운영권을 넘긴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측되자 법규를 피하기 위해 블루마운틴CC 운영권을 넘겼다는 것이다.

실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에도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셋의 소유구조가 비정상적이며 이를 지속할 수 없다’고 꼬집은 바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들고 있는 경우만 일감 몰아주기를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과
부인 김미경씨, 그리고 자녀들이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블루마운틴CC운영권을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넘기면서 규제로부터 벗어났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박 회장의 직접 지분은 없지만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율 58.82%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골프장을 운영할 자금이 부족한 탓에 미래에셋컨설팅으로부터 올해 수차례에 걸쳐 자금을 빌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운영권 양도 후 이 회사에게 8월에 55억원, 12월에 80억원등 135억원을 빌려줬다. 또 영업권을 양도하기 전인 올 1월에도 65억원을 이 회사에 대출해줬다. 세번의 자금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은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모두 200억원을 빌려줬다. 이 회사의 올 12월 7일 기준 자기자본이 2억1000만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의 10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이 회사가 자본금을 늘리기위해 12월 15일 실시한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운영권 양도 가격도 논란 거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게 29억3000만원에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 및 부대시설 등 관리(운영)사업을 양도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컨설팅이 골프장 영업수익으로 181억원을 얻은 것을 미뤄봤을 때 30억채 안되는 금액으로 운영권을 팔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미래에셋 측은 “시장가치를 적용해서 계약했기 때문에 저렴한 것은 아니다. 차입은 운영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니 어디서든 빌려야 하고 그걸 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에서 빌린 것”라고 설명했다.

골프장 운영권을 넘기면서 부당내부거래 의혹을 회피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미래에셋컨설팅은 운영권 양도금액의 7배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붓는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로부터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금융감독 당국이 미래에셋대우의 합병,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이상 징후를 파악해 조사를 요청했다”며 “현재 미래에셋대우에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 계열사가 박현주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90%를 넘는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을 몰아줘 불과 7년만에 20배 가량 수익이 늘어난 것이 공정위의 타겟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IB 중 가장 큰 먹거리로 알려진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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