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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험 없는 非전문가 논란 여전

[首長 못채운 공공기관]기업 경험 없는 非전문가 논란 여전

등록 2017.11.10 13:55

주혜린

  기자

마사회장에 김낙순 전 의원 내정설···‘비전문가 낙하산’ 국립공원관리공단 역대 12명의 이사장 대부분 비전문가가스공사 노조 “비전문가 절대 안돼” 성명서 내고 반발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노조 조합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노조 조합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기관 낙하산 논란엔 항상 ‘비전문가’ 꼬리표가 붙는다. 대부분 기업 경영 경험이 없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공공기관의 주요 직위를 차지하는 낙하산 인사 관행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차기 한국마사회장에 김낙순 전 국회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제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과거 영구아트무비 대표직을 잠시 맡기도 했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활동한 기간은 길지 않아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김 전 의원의 내정 소식에 마사회 내부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말 산업이나 축산 분야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회장 자리에 앉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CEO를 지냈던 현명관 전 회장 때 조직 갈등·불화는 물론 여론의 비판 등으로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주민·시민사회단체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용산 화상 경마장으로, 이 화상경마장은 결국 운영이 중단됐다.

논란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비전문가인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온다는 것은 정부가 마사회라는 조직의 전문성과 공익적 필요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게 노조들의 반응이다. 전병준 마사회 노조위원장은 “최소한 전문성이나 업무 연관성 등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정이 공식화하면 대응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성주 전 민주당 의원이 8일 국민연금공단 새 이사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이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이사장은 대학에서 국사학과를 전공한 인물로 연금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일한 4년 경력이 전부이다. 역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는 주로 행정 관료 출신이 임명되다 2009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에는 행정 경험이 없는 정치인 출신이 한번도 임명된 적이 없었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또한 지난 달 10일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에도, 야권에서는 “방산분야와 전혀 관련 없는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업계에서도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고 각종 항공기 수출을 앞장설 사장 자리에 비전문가가 임명돼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몇몇 공공기관의 노조 측은 새 정부 들어 “비전문가 인사 이제 그만”, "비전문가 절대 안돼” 등의 내용을 담은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 반대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지부(이하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가스공사의 사장 선임과 관련 우려를 표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독립성이 보장 될 수 있는 사장이 선임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산업부 관료 출신의 내정설 및 비전문가 선임 가능성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부 관료 출신이 사장이 되면 산업부의 부당한 지배 개입이 우려되며, 대학교수인 사장 후보들은 가스 산업 관련 전문성과 경력은 전무하다”며 현 정권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국부적인 분야를 전공한 경력만을 가진 인사가 공사의 사장이 된다면 아무런 자격 조건도 만족할 수 없는 보은인사다”고 정부가 추진 중인 선임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관광공사 노조 또한 지난 7월 31일 진행 중인 상임이사 공모와 관련해 ‘비전문가 낙하산 상임이사 적폐는 창산돼야 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한국관광공사가 직면한 위기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인사를 선임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정부에서 변추석 씨와 윤종승(자니 윤)씨가 지난 2014년 사장과 상임이사로 각각 부임했지만, 사실상 낙하산 인사였다. 노조는 “대외 공모라는 허울 좋은 명문 하에 낙하산을 타고 공사 상임이사 돼 경영에 직접 참여한 역대 상임이사들의 면면은 실망과 무능력으로만 기억한다”고 혹평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역대 이사장 12명 중 11명이 소위 비전문 낙하산으로 분류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박운영 초대 이사장과 이석윤 제2대 이사장 등은 육군 장교 출신이다. 또 공단이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탓에 건설부 고위공직자 출신이 맡기도 했다. 어청수 전 이사장의 경우 경찰청장을 퇴임한 후 2011년 8월 11대 국립공원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고작 2달 만인 2011년 10월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도 공단은 이사장 공모에 응모 자격이 없어 공직자부터 기업인까지 다양한 인사들 16명이 무더기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내부에선 이번에도 '비전문가 낙하산 이사장’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단 관계자는 “역대 이사장들이 대부분 산 관리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이 거의 없었던 전례 때문에, 국정감사 때마다 전문성 없는 인사로는 환경이나 생물 보전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올해로 지정 50주년을 맞은 국립공원의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공단 내 임원추진위원회에서 이사장에 적합한 인물들을 엄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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