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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장관 논란 김현미, 예산에 체면 구겼다

[뉴스분석]실세장관 논란 김현미, 예산에 체면 구겼다

등록 2017.10.09 08:33

수정 2017.10.10 09:53

김성배

  기자

정치인 출신 정권 실세장관 평가 불구내년 국토SOC예산 17.7조로 10년래최저"해외 가라" 발언···중동 등 출혈 잊었나간담회엔 대형CEO 참석 저조···마이웨이?

김현미 국토부장관,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김현미 국토부장관,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실세 정치인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특유의 리더십 등 행보가 관가와 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 6월 취임이후 100일간 이틀에 한번 꼴로 주택과 교통 등 현장을 누비는 등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기존 국토부 장관들과는 결이 다른 행보나 발언이 더욱 짙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강골 이미지인 김 장관이 그만의 색깔있는 리더십을 앞세워 공공성 강화나 서민주거 안정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실세장관 답지 않다거나 국내외 업계 사정을 간과한 듯한 발언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내년도 국토부 SOC(사회간접자본)예산 이슈다. 김대중 정부시절부터 노무현, 문재인 정부까지 두루 섭렵하며 최고 실세장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현미 의원(더불어 민주당)이 올해 국토부 수장에 올랐음에도 정작 부처예산은 대폭 삭감되고 있어서다. 실제 내년 SOC예산은 올해(22조1000억원)보다 무려 20%가 줄어든 17조7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10년 이래 예산 최저치로 그가 국회 예산결산위원장 출신이라는 배경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게다가 SOC예산 축소로 경제성장률 3% 달성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빨간불이 켜질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김현미 장관은 지난달 26일 건설업계와의 첫 대면자리에서 "외형의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유의 마이웨이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국회 예결위원장 시절부터 SOC예산 증액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와 그만의 특유의 행보라는 시각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예산이 줄어 일반적인 시각에서 실세장관 답지 않다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강남 재건축과 해외건설에 대한 발언이 논란거리다. 지난달 28일 국토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해 얘기다하다가 "(강남 등)초호화 재건축 아파트에 쏟는 열정을 가지고 해외시장에서 뛰면 훨씬 많은 국부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 주택 시장에 올인하지 말고 해외건설 등 신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달라는 의미로 해석했지만 일부에선 정치인 출신으로 해외건설 물정을 모르는 발언이라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 것. 실제로 수년전 사우디 등 중동에서 국내 대형업체간 저가 수주 등 출혈 경쟁으로 막대한 손실을 경험한 사실이 있어 김 장관이 이를 간과했거나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 나온 것이다. 건설업계를 보는 그의 삐딱한 시선이 표출된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김 장관의 전문성 논란까지 다양한 시각의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달 26일 건설업계 첫 간담회도 마찬가지다. 우여곡절 끝에 취임 100일만에 성사된 건설업계와의 첫 상견례 자리인만큼 대형건설사 CEO들이 대거참석 등 성황을 기대했으나 예상이 빗나가서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신홍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김한기 한국주택협회장,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등 5개 단체 수장이 참석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손성연 씨앤씨종합건설 사장 등 건설업계 부문별 회사의 대표 7명도 함께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업계를 이끄는 10대건설 CEO는 단 2명 참석에 불과해 실세 장관이라는 관가 안팎의 시각과 달리 체면이 깎인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로 전임 강호인 장관의 경우 취임초기 건설과 주택업계로 나눠 열린 간담회에서 당시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최광철 SK건설 사장,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등 대형건설 CEO들이 대거 참석한 바 있다. 취임 초기부터 "건설업계와 만날 계획이 없다"라고 공언하는 등 건설업계와 대면대면하고 있는 김 장관의 스타일상 중소건설들을 위주로 만나며 대형건설 CEO를 외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다. CEO들이 일정상을 이유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피했을 여지도 있다. 그러나 김 장관이 이번 문재인 정부의 실세 장관이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2% 부족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선 부각되고 있다. 김 장관의 일방통행식 행보였다는 일부 평가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부처장관의 행보나 리더십은 고도의 정치적행위도 포함될 여지가있다 보니 딱히 답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토부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업계현실과 동떨어진듯한 발언은 김 장관이 고민을 해봐야할 것이다. 자신의 소신을 지켜가면서도 주변의 이야기에도 귀를 열어야 성공하는 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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