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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개정 협상 두고 치열한 '수싸움'...'본게임' 승자는?

한미FTA 개정 협상 두고 치열한 '수싸움'...'본게임' 승자는?

등록 2017.08.21 15:08

주혜린

  기자

한미 특별공동위 22일 개최 확정···FTA 협상 시작서울 개최로 일단 기싸움은 우세···'호혜 성과' 강조할 듯한미 FTA 주역 김현종 첫 시험대 올라미국 내에서도 미국 우선주의 반대 추세

<제공=연합뉴스><제공=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여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공동위원회 첫 회의가 내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전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양국간 ‘기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일단 첫 ‘수싸움’에선 한국이 한발 앞선 모양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양측 수석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22일 영상회의를 갖고 이후 고위급 대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신 미국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 마이클 비먼 대표보 등 미국 대표단이 방한해 참석할 예정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의 일정으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방한하지 않는다.

양국은 특별회기 장소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한국 뜻대로 이뤄졌다. 미국은 지난달 12일 한국 정부에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워싱턴 D.C. 개최를 주장했다.

한국은 협정문에 명시된 대로 한국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 FTA 협정문은 양국이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이상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는 요청을 받은 국가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 개최에 대해 “협정문에 그렇게 돼 있지 않은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협정 규정대로 서울 개최를 얻어냈다는 ‘명분’을, 미국 측은 대표가 방한하지 않으면서 NAFTA 개정 협상과 공동위를 병행할 수 있는 ‘실리’를 나눠 챙겼다는 평가다.

이번 공동위원회 회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수장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김현종 본부장의 첫 대면은 불발됐지만 사실상 둘의 첫 전면 승부전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의 국제통상교섭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미국 무역대표부 미국의 무역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등 ‘미국 우선주의’에 강하게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김 본부장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 체결 협상을 시작부터 최종 합의문 서명까지 이끈 통상 전문가다.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통상 협상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공동위원회에서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할 것으로 기대돼왔다.

김 본부장은 이미 양보 없는 협상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은 이제 세계 52개 국가와 FTA를 체결한 우등생이 되고 통상 전력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수동적이고 수세적인 골키퍼 정신을 버리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한국을 찾지 못하면서 미국측 협상단의 수석대표를 맡게 된 마이클 비먼 무역대표부 대표보도 만만찮은 상대다.

비먼 대표보는 미국 정부에서 2004년부터 10년 동안 동북아시아 무역을 담당한 이 지역 무역과 통상전문가다. 상무부에서 무역발전 특보를 지냈으며 2015~2016년에는 미국-일본 기업인협의체와 한국-미국 기업인협의체 양쪽에서 수석고문을 맡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대표보로 임명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 또한 한국과 미국 양측에 어떤 패로 작용할 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미 FTA 무역불균형을 자국내 정치 이슈로 지속 활용해왔다. 다시 한번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미국내 정치적 이슈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내에서 한미FTA가 미국측 무역적자의 원인이라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안보 분야의 동맹과 함께 경제 분야 협력의 근간이 되는 한미 FTA가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에 더 호혜적인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대응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한미 FTA 체결 이후 세계 교역량이 12% 줄었는데, 2011∼2016년 5년간 한미 교역량은 오히려 12% 늘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한미 FTA 폐기를 반대하는 기업들이 상당하다. 이는 사실상 우리 정부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한미 FTA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입장을 가진 미국 상공회의소 등 미 재계는 한국 경제단체와 기업들과 손잡고 한미 FTA 장점을 같이 홍보하기로 했다.

미 상공회의소는 한미 FTA의 미국 의회 비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미 FTA 연합(KORUS Coalition)’ 프로그램을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미 FTA 개정이 폭넓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며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내에서도 수용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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