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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감사 현수막’···네이버 경영진 교체가 주는 교훈

직원들이 ‘감사 현수막’···네이버 경영진 교체가 주는 교훈

등록 2017.03.20 14:29

이어진

  기자

본사 건물에 대형 감사 문구도 띄워투명한 경영진 교체, 내외부 ‘호평’

네이버는 17일 오후 10시 그린팩토리 사옥 정면에 김상헌 대표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THX ♥ SH라는 메시지를 노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네이버는 17일 오후 10시 그린팩토리 사옥 정면에 김상헌 대표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THX ♥ SH라는 메시지를 노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국내 1위 포털업체인 네이버가 지난 17일 경영진을 교체했다. 김상헌 대표가 고문역으로 물러났고 한성숙 신임 대표가 취임했다. 임직원들은 지난 8년 간 네이버를 이끈 김상헌 대표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사옥에 내걸었고 사옥 전면에 감사 문구도 올렸다. 네이버의 투명한 경영진 교체에 대한 임직원들의 화답인 셈이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에는 현수막 하나가 내걸렸다. 이날은 네이버의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개최되며 경영진이 교체되는 날. 지난 8년 간 네이버를 이끌어온 김상헌 대표가 물러나고 한성숙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하는 날이었다.

현수막은 네이버 고문역을 통해 2선으로 물러나는 김상헌 대표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네이버 임직원이 준비한 일종의 깜짝 파티였다.

임직원들은 현수막에 “8년간 힘든 일도 있었다. 좋은 성과도 많았다”며 “직원들이 서비스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경청하며 세심하게 또는 과감하게 네이버를 이끌어주셨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를 위해 감사 현수막 뿐 아니라 이색적인 송별 메시지도 마련했다. 네이버는 17일 오후 10시 그린팩토리 사옥 정면에 'THX ♥ SH'라는 메시지를 노출했다. 영어로 'THX'는 ‘고맙다(Thank you)'의 줄임말이며 ’SH'는 김상헌 대표의 이니셜이다.

그린팩토리에는 장년 채광을 위한 블라인드 창 ‘루버’가 빽빽하게 설치돼 있는데 이 루버를 움직여 건물 벽에 큰 글씨를 만든 것이다.

네이버 측은 “지난 8년 간 온화한 인품과 탁월한 균형 감각으로 회사를 훌륭하게 이끌어온 김 대표에게 ‘깜짝 송별 선물’로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법조인 출신인 김상헌 전 대표는 2009년 네이버 수장으로 취임한 뒤 8년 동안 네이버를 이끌어왔다. 기존 PC 인터넷에서 모바일로의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는 상황 속 포털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라인, 스노우, 브이 라이브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해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상헌 대표는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보람으로 가득 찬 8년이었다. 회사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던 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성숙 신임대표에 대해서는 “이미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하고 있어서 지금처럼만 하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상헌 대표의 퇴임과 더불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2선 퇴진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지난 17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이사회의장을 이해진 창업자에서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내 IT 업계에서는 창업자나 개인 최대주주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가 많아 이처럼 외부인사가 의장이 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는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로 경영 전면에 나섰던 이해진 의장이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해진 창업자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유럽 등 글로벌 공략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측은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최대주주(개인)가 분리돼 서로가 건전한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투명경영의 기틀을 확고히 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네이버의 경영진 교체는 사주들의 편법 승계, 경영권 독식 등 국내 상당수 대기업들이 보인 모습들과는 전혀 달라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을 창업했던 이재웅씨는 이번 네이버 이사회 개편에 대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모범”이라고 호평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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