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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閣)’에 가보니

[르뽀]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閣)’에 가보니

등록 2016.07.16 09:53

한재희

  기자

합천 해인사 ‘장경각’ 정신 계승12만대 서버 보완 가능친환경, 고효율 기술 적용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전경. 사진=네이버 제공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전경. 사진=네이버 제공

“당신은 남기고, 우리는 지킵니다. 지켜야 할 기록이 있기에 데이터 센터가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閣)’이 지어진 이유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공간에서 미래 세대에 전달할 데이터를 소중히 품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완공된 ‘각’은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 동 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루어졌다.

약 12만대 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서배 1대의 저장용량을 7.5TB(tera byte)라고 볼 때 약 900PT(peta byte)를 저장할 수 있는데 PB는 TB 1024배의 크기다. 9백만 권을 소장한 국립중앙도서관 만 개와 맞먹는 규모다.

‘각’은 데이터센터가 기록을 위한 보존소라는 점에서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 정신을 계승해 붙여진 이름이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데이터들을 미래 세대에게 남겨주는 일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데이터를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각’의 곳곳에는 고심의 흔적이 드러나 있다. 친환경 설비는 물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서버를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또 춘천 뿐 아니라 서울 가산과 마곡 등에도 데이터센터를 세워 데이터를 이중, 삼중으로 보관한다. 데이터센터 간 백업을 통해 데이터 유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데이터센터 ‘각’의 서버실의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데이터센터 ‘각’의 서버실의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서버동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도로 열선이 깔려 있다. 스노우멜팅 시스템으로 길 아래 보일러를 설치한 것이다.

각 관계자는 “겨울철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서버를 실은 자동차가 안전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길을 녹여줄 열선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버동에 들어가려면 신발에 덧신 착용이 필수다. 입구에서부터 덧신을 착용하게 되는데 미세한 먼지 등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보안시설이라 사진 촬영도 금지돼 있다.

서버동 지하 2층은 물탱크 등 온도 조절을 위한 수도 시설이, 지하 1층은 냉동기와 같은 열교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지상 1층과 2층은 서버 룸이다. 3층에는 출입구와 냉각탑이 있다.

서버동의 2층 서버 보관실에는 네이버 자체 서버와 외부 서버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었다. 네이버가 개발한 서버는 열 반출을 쉽게 하는 장치와 서버관리자들의 편의까지 고려해 만들어졌다. 서버 연결 케이블이 앞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이는 더운 서버 관리실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관리자들이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관계자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틀을 과감히 깨고 건축 설계와 설비, 시스템 면에서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서버를 꽂을 수 있는 랙은 100여종의 서버를 최대한 고집적화 할 수 있도록 자체 제작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으며 전체 서버룸 랙 배치 설계는 ‘차폐 시스템’등을 통해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했다.

또 IT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자체 개발한 방법으로 외기를 이용해 미스트를 뿌려주는 서버룸 냉각장치 AMU(Air Misting Unit)와 이를 개선해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온도를 낮춘 NAMU(NAVER Air Membarnce Uint)을 설치했다.

전기 사용이 적은 심야 전력을 활용해 한 낮에 냉방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빙축열’과 ‘수축열’ 시스템도 적용 돼 있다.

무정전 전원 장치(UPS)의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무정전 전원 장치(UPS)의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데이터센터 직원들의 일부만 출입 가능한 본동 컨트롤 타워에는 센터 전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니터링 센터와 ‘각’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무정전 전원 장치(UPS)가 들어서 있다.

관계자는 “모니터링센터에서는 서버 랙 전체 에너지 소모량 등을 포함한 데이터 센터 내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네이버가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확인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지하에 위치한 전기실은 전기를 감압하는 변압 시스템이 설치 돼 있다. 높고 넓게 설계되어 있는데 전기 변압 시설은 10~20년이 지나면 노후화 되는데 50~100년 앞을 내다보고 시설을 더 추가할 수 있도록 넓게 만들어졌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무정전 전원 장치’는 각의 핵심이다. 전기의 일정한 주파수를 유지해 서버 보관의 안정성을 높인다. UPS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예비 회선으로 자동 연결해 전원을 공급하는 STS 장비까지 설치돼 있다.

건물 밖에는 52만 리터의 경유가 저장돼 있어 이를 활용해 3일간 비상 발전도 가능하다.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대표는 “당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지어진 장경각이 750년 넘게 팔만대장경을 지켜온 것처럼, 친환경과 첨단 IT 기술로 구축한 데이터센터 각은 우리 손으로 새기는 디지털 대장경이란 소명 의식을 갖고 묵묵히 맡은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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