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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혁명으로 시작된 ‘오일질서 변화’

셰일가스 혁명으로 시작된 ‘오일질서 변화’

등록 2016.07.05 15:39

현상철

  기자

세계 에너지 지도 바꾼 셰일혁명OPEC과 치킨게임···저유가 시작

세계가 석유·석탄에서 벗어난 대체에너지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아 본격적으로 태양과 바람, 땅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국제유가에 희비가 엇갈리는 ‘쇼크’를 피하고자, 또 ‘오일노예’가 된 경제기반을 바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2014년 세계는 다시 ‘오일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흥분했다. 21세기 최대 에너지혁명, 셰일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바위를 오일로’···셰일가스의 연금술
셰일가스는 근원암인 셰일층에서 얻는다. 천연가스나 오일은 근원암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기름에 흠뻑 젖은 돌맹이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오일(가스)은 물보다 가벼워 위쪽으로 이동하다가 한 곳에 모이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원유가 이것인데, 한 곳에 모여 있다 보니 그냥 땅만 깊게 파서 퍼 올리는 단순한 시추방법이 사용된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얘기다. 반면, 이동하지 못한 오일(가스)은 지하 수천 미터 아래 넓게 퍼져 있는데, 여기서 얻어낸 가스를 셰일가스라 한다.

셰일가스 시추(사진 = 코트라)셰일가스 시추(사진 = 코트라)

셰일가스는 우선 땅을 깊게 파고, 그만큼 옆으로 뚫어 가면서 얻는다. ‘ㄴ’자 형태다. 더구나 바위에서 오일(가스)을 뽑아내야 하므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물과 모래, 화학제품 등을 고압으로 분사해 바위를 부순 다음에 오일(가스)을 분리해내야 한다. 이 기술을 프랙킹(fracking)이라고 한다. 높은 기술력과 많은 돈이 든다. 또 시추 과정에서 많은 물이 필요해 물공급을 위한 인프라구축이 주요하다. 매장량이 전 세계가 60년간 사용 가능한 규모로 추정되는 셰일가스가 1800년대에 발견됐음에도 지금까지 활용되지 못한 이유다.

셰일혁명의 근본은 기술력 향상으로 생산원가를 낮춘 것이다. 2014년 기준으로 중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폴란드 등 10개 국가가 셰일가스 시추정을 실험적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만이 대규모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에서의 생산원가는 50달러 수준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미국이 셰일혁명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이 부족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은 대형 셰일가스 개발에 성공했지만, 생산원가는 미국의 10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저유가’ 만든 셰일혁명과 오일질서 변화
2014년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혁명이 일어났다. 그 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에너지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감산을 거부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유도했다. 셰일가스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해서다. 원유의 공급과잉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둔화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의 끝없는 추락을 야기했다. 110달러 안팎이었던 국제유가는 2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셰일가스 업체들은 생산을 중단하고 ‘동면’에 들어갔다.

사진 = pixabay사진 = pixabay

세계 에너지시장 주도권 싸움에서 OPEC이 ‘판정승’을 거둔 것 같지만, 피해도 적잖았다. 원유를 마구 퍼 올리던 OPEC에 이란이라는 대형 산유국이 참전하면서다. 독일의 한 주간지는 OPEC 주도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이슬람 신(新)냉전’이 시작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기에 ‘생산할수록 적자’인 원유 감산 불가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우디의 경제적 타격도 크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113조원)를 기록했고, 한 때 7400억 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액도 600억 달러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국제유가가 50달러 대 이상으로 오르면 ‘동면’에 들어갔던 미국의 셰일가스 업계가 활동을 재개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치킨게임’의 결과다.

◇‘오일고래’ 싸움에 ‘경제새우’ 한국만 피해
승자 없는 치킨게임에 우리나라는 피해만 고스란히 받았다. 저유가의 직접 타격으로 2015년 1월부터 유래 없는 사상 최장기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주력수출품목인 석유화학·석유제품 부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수출부진의 장기화는 우리경제 활력 전반을 떨어뜨렸다.

조선·플랜트의 위기에도 한 몫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0달러 대에 머물던 국제유가로 해양플랜트 사업에 기대감이 컸고, 발주 또한 늘어났었다. 미국의 셰일가스 본격 생산으로 LNG선 발주도 늘어났었다. 그러나 ‘오일고래’의 치킨게임에 발주가 줄줄이 취소돼 매출이 급락했다.

정부 관계자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위로 상승하긴 어렵고, 50~60달러 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고, 일평균 수출액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회복 기반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하반기 수출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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