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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잇딴 악재에 ‘1위 유통기업’ 지위 흔들

롯데그룹, 잇딴 악재에 ‘1위 유통기업’ 지위 흔들

등록 2016.06.09 09:50

정혜인

  기자

유통사업 위기·부진···경쟁사에 뒤쳐질까 우려롯데홈쇼핑, 업계 3위 등극 반년만에 6개월 영업정지롯데면세점, 오너리스크에 월드타워 재도전 빨간불간편결제·온라인 사업서 경쟁사보다 속도 늦어

사진=롯데백화점 제공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잇딴 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유통을 바탕으로 성장해 대부분의 유통사업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지만 곳곳에서 경쟁자에 밀릴 위기에 처하면서 국내 1위 유통기업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초대형 악재는 롯데홈쇼핑의 프라임타임 영업정지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사업권 재승인 과정에서 임직원 범죄사실을 축소한 서류를 제출한 것이 적발되면서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간 하루 6시간(오전 8~11시·오후 8~11시)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시간은 판매량이 최고조에 달해 ‘프라임타임’으로 불리는 황금시간대다. 개국 21주년을 맞은 홈쇼핑업계에서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방송을 하지 못하는 동안 상품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올해 취급고가 5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취급고 3조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기존 업계 2위였던 CJ오쇼핑을 밀어내고 3위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해 영업정지로 인해 큰 손해를 보게 될 경우 취급고는 2조원대로 주저앉고 순위도 다시 4위로 밀려나게 된다. 게다가 방송 송출 중단으로 협력사가 대거 이탈하게 되면 향후 방송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취급고를 다시 끌어올릴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 영업정지 기간 동안 롯데홈쇼핑이 잃게 될 5500억원의 취급고가 경쟁사에 흘러 들어가는 타격도 고려해야 한다.

심지어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사업권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 비위 문제로 사업 유효기간도 3년으로 단축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6개월의 영업정지, 그리고 그 후의 후폭풍을 고려할 때 롯데그룹의 홈쇼핑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면세점 사업도 ‘오너 리스크’라는 암초에 부딪쳤다. 사내이사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로비에 연루된 정황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이미 연매출 5000억원에 달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잃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사업권 상실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은 ‘세계 1위’라는 목표에도 차질을 겪게 됐다.

최근 정부가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추가하기로 하면서 ‘구사일생’의 기회를 맞았지만 또 다시 오너일가의 문제로 사업권 재획득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부활에 실패할 경우 연매출 500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롯데면세점이 점유율 60%를 웃도는 확고한 1위 사업자인 만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서울 시내 특허 추가로 면세점 사업자가 대거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우려가 크다.

게다가 롯데그룹은 또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한 발 늦게 진입하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주도 하에 ‘엘페이’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며 뒤늦게 경쟁사들을 추격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은 통합 온라인 채널 구축에서도 경쟁사보다 더딘 상황이다. 신세계는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몰, 트레이더스을 통합한 SSG닷컴을 론칭하고 이를 바탕으로 간편결제 SSG페이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아직도 롯데닷컴, 롯데아이몰,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등 계열사별로 온라인 채널이 분산돼 있다.

간편결제 시장 선점은 온라인·모바일 시장 경쟁력과 직결되며, 통합 온라인 채널 구축은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의 기반이 된다. 이 점에서 롯데그룹의 유통사업 전략은 경쟁사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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