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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정국’에 떨고 있는 기업들

‘사정정국’에 떨고 있는 기업들

등록 2016.04.22 15:54

수정 2016.04.22 17:28

차재서

  기자

검찰·국세청, 총선 후 대기업 수사 ‘급물살’ 주요 기업, 이미 수사선상에 올라 내사 중 “기업을 희생양으로 내몰아선 안된다” 지적도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20대 총선 종료와 함께 사정기관의 칼끝이 기업을 향하자 재계가 긴장에 빠졌다.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면으로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정부가 돌파구 모색의 일환으로 기업 수사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양대 사정기관인 검찰과 국세청은 올 초부터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검토해왔으며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조사가 급물살을 탔다.

국세청은 부영주택을 비롯해 SK해운, 리드코프, 썬연료, JW중외제약, 코오롱그룹 등에 대한 심층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 롯데하이마트, 한진, SK하이닉스,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등에서도 정기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주택의 경우 이중근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로도 이어져 조만간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부영그룹과 이 회장에 대한 세금 추징액이 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세청은 다른 대기업의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관련 회사 STC라이프의 이계호 회장을 세금포탈 혐의로 고발해 소환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검찰도 본격적으로 수사망을 가동하고 나섰다. 조현문 변호사의 고소 건으로 이미 수차례 곤혹을 치른 효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원주-강릉 고속철도’ 입찰담합 협의를 받는 현대건설과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KCC 등에서도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친형 조현준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리드코프 역시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서홍민 부회장은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세퓨 등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1일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 3명을 소환할 계획이며 조사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검찰은 L그룹과 S그룹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내사를 실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대기업의 수난’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직전에 불거진 ‘조세회피처’ 의혹도 사정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다만 국세청과 검찰을 보는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기 회복을 최대 현안으로 내세운 정부가 기업 수사에 치중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검찰이 기업을 상대로 과도한 수사를 벌이면서 실적악화와 회사 이미지 손실 등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재계 전반에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임기를 1년8개월 남겨둔 정부가 총선 패배를 극복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업을 희생양으로 내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잘못이 있다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 상황에서의 무리한 수사는 오히려 기업의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현안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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