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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주가를 끌어올려라” 특명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주가를 끌어올려라” 특명

등록 2016.04.05 12:09

수정 2016.04.05 14:41

김성배

  기자

박 사장 2008년 이후 최대실적회계투명화 힘써···공매도 변수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출처=대우건설)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영식 사장 연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핵심은 ‘주가 끌어 올리기’다. 지난해 2008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거둔만큼 내부출신인 박 사장의 연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박영식 사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주당 6000원대로 산은이 투자할 당시 1만5000원보다 크게 낮다는 이유에서다. 박 사장의 연임을 위해선 주가 부양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박영식 사장을 만나 “주가가 너무 낮다. 주가를 올려야 한다. 주가 부양을 위해 산은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산은입장에선 대우건설의 주가가 올라가 줘야 매각추진이 쉬워진다. 산은이 2010년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할 당시 주가가 1만5000원.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대우건설의 주가는 6000원대에 불과하다.지금 매각하면 약 2조원의 이르는 손실을 감수해야한다. 이동걸 회장이 주가 부양 특명을 내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2013년 취임한 박 사장은 오는 7월14일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연임을 노리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 증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 부임 첫해인 2013년 2440억원 손실을 봤지만 전임 사장 시절에 진행됐던 부실을 털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엔 영업이익 42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는 3346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산업은행이 외부인사를 대우건설 수장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이유는 역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산업은행이 인수할 당시 가치에 크게 못미친다는 점이다. 대우건설 주가가 6000원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계산한다고 해도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게 된다.

비록 지난해 대우건설이 3346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등 무난한 성과를 거뒀지만 산업은행으로서는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내년 10월까지 인수 당시 주가인 1만5000원선으로 주가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산업은행은 수조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현행 금산분리법에 따라 산업은행은 금융회사 이외 업체를 계열사로 둘 수 없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전액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한 PEF KDB밸류제6호는 내년 10월 펀드 만기를 맞는다. 펀드 만기가 돌아오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만약 이 때까지도 주가가 6000원선을 맴돈다면 산업은행의 손실 규모는 천문학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계처리 위반 혐의도 박영식 사장 연임엔 불안요소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회계처리 위반혐의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았고, 금감원이 박 사장에게 1200만 원과 대우건설에 최고 수준인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근엔 대우건설이 행정소송을 제기로 맞불을 놨지만, 승소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반면 산업은행 낙하산 인사가 대우건설 수장자리를 꿰찰 경우 불거질 내부반발을 비롯, 실적 호조 등은 박 사장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그동안 내부출신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박창규 전 사장을 비롯해 서종욱 전 사장은 물론 박영식 사장까지 모두 대우건설 공채 출신으로 CEO자리에 올랐다.

실적 개선도 호재다. 박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4년 대우건설은 4270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3000억 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그는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박 사장은 지난해 비전 2025를 선포하고 10년 안에 매출 25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올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회계투명성 강화다. 일단 시장에서 대우건설의 회계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사례가 많아 주가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업본부와 독립된 RM본부에서 사업의 총예정원가에 대한 검증과 모니터링 절차를 마련해 변동 사항이 발생하면 회계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에서도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원가 관리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의 수주 확보를 통한 성장 동력 만들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가 바쁜 박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통주식 수가 적고, 주가가 낮아 개인 주식투자자가 많아 공매도 세력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것. 이들 세력을 견제할 기관 투자자 비중이 적은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이렇다보니 액면가(5000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주가가 정체돼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지목한 외부 인사가 대우건설 사장에 오르는 것에 내부 반감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단순 목표 주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박 사장을 교체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출처=대우건설)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출처=대우건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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