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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치인트’, 어쩌다 뜨거운 감자가 되었나

종영 ‘치인트’, 어쩌다 뜨거운 감자가 되었나

등록 2016.03.02 16:35

금아라

  기자

치즈인터트랩, 사진=뉴스웨이 DB치즈인터트랩, 사진=뉴스웨이 DB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첫 방송이 시작될 때만 해도 ‘치인트’는 시청률이 어느정도 보장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이었다. 그런 '치인트'가 결국 시청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치인트’는 제작 전부터 논란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원작 웹툰이 드라마화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꽤 큰 반대에 부딪혔던 것.

드라마로는 웹툰이 보여준 여러 감정들과 상황들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면서 졸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다. ‘웹툰은 웹툰대로 두라’는 의견의 중심에는 일명 치어머니라는 네티즌들이 있었다.(치어머니란 '치인트'에 시어머니를 더한 신조어로 원작에 전폭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던 네티즌들을 일컫는 단어이다)

하지만 일부 치어머니들의 반대에도 우여곡절 끝에 ‘치인트’ 제작은 제작진과 원작자의 합의 끝에 성사됐다. 그러자 다음엔 캐스팅이 문제가 되었다. 이 영역에 있어서도 치어머니들의 힘은 실로 막강했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원작과 실제 인물의 싱크로율을 생각한 치어머니들은 가상 캐스팅을 실시, 그 결과 남자 주인공 유정 역으로는 박해진을 꼽았고 치어머니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제작사가 삼고초려하여 박해진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인기가 좋은 박해진을 놓칠 리가 없었다.

박해진과 서강준, 사진= tvN 제공박해진과 서강준, 사진= tvN 제공


그렇게 압도적인 여론에 힘입어 배우 박해진이 유정 역을 맡게 됐다. 그러나 정작 홍설 역을 맡은 김고은과 백인하 역을 맡게 된 이성경에 대해서는 치어머니들의 반대가 있었다. 원작하고 인물상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드라마가 시작된 후, 특히 여주인공 김고은은 똑 소리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지면서 한편으론 사랑스러운 홍설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 치어머니들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미스 캐스팅이라는 질타를 감내해야 했다.

이렇듯 ‘치인트’는 작품화, 인물 캐스팅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이 논란들은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어느정도 불식되긴 했지만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렇게 많은 논란이 있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문제는 드라마가 중후반쯤 지났을 때 일어났다. 주인공 유정(박해진 분)의 역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서브 남자주인공인 백인호(서강준 분)의 분량이 늘어났다며 또다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주인공인 유정과 홍설이 아닌, 백인호와 홍설의 드라마가 됐다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거기에 스토리상 등장인물들의 복잡미묘한 심리상태를 보여주기보다 원작과 달리 캐릭터의 변화도 심해지고 홍설을 둘러싼 유정, 백인호의 삼각관계를 그려내는데 더 치중해 불이 난 곳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다. 반 사전제작의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김고은과 박해진, 사진= '치즈인더트랩' 영상캡처김고은과 박해진, 사진= '치즈인더트랩' 영상캡처


며칠 전에는 원작자와 제작진 간의 드라마 결말과 더불어 소통부재를 두고 불협화음까지 생겼다. 지난 2월 24일 오후 치인트의 원작자 순끼는 자신의 불로그에 드라마 내용 및 결론 협의와 소통부재 관련에 대한 글을 올렸다.

순끼는 “매체가 다른 만큼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의 드라마 제작을 희망하였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는 원작 충실’이라는 기사로 나왔다”며 “하지만 드라마가 ‘원작에 충실하게’ 제작되는 동안 내게는 연락 한 통이 없었고 나는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제작 되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시나리오 공유를 요청하자 ‘드라마 대본의 철통보안을 이유로 원작자인 제게도 6화 이후로 공유가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그리고 드라마 제작 이후로 처음 받은 연락은 ‘지금 14화 촬영 직전인데 엔딩을 이렇게 해도 될까요?’하는 문의였다”면서 “원작과 다른 엔딩을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엔딩 내용은 물론이고 연출마저 흡사했고, 나는 이 부분에 항의하며 엔딩을 다르게 하라고 재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내가 원하는 결말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겹치지 않게 제작해주기를 부탁하였을 뿐 내가 원하는 내용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드라마 제작에만 너무 함몰된 나머지 원작자에게 중반 이후부터 대본을 공유해야 하는 부분을 놓쳤다. 특히 중요한 엔딩 지점에 대해서는 촬영에 임박해서야 대본을 공유했던 점 사과 말씀 드린다”며 이윤정 감독이 개인적으로 순끼 작가에게 사과, 작가가 이를 수용했음을 알리며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미 포털사이트의 댓글란과 치인트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엔 본방사수를 거부한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

또한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는 중심 내용마저 스포가 됐다. 일명 타임리프라는 장치가 들어갔다는 보도로 시청자들은 드라마 보는 재미를 반감시켰으며 ‘치인트’도 다른 로맨스 드라마와 같이 판에 박힌 방식으로 마무리 될 것 같다는 불만을 표출했었다. 실제로 마지막회에서는 3년후라는 타임리프가 발생, 신선한 마무리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또한 어설픈 열린 결말도 구설수에 올랐다. 홍설과 유정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유정의 말에 결국 헤어졌다. 이후 홍설은 지속적으로 유정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유정은 그것을 읽지 않았고 우연히 홍설이 자리를 비운 시간에 유정이 메일을 읽은 것으로 허무하게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렇게 허무한 열린 결말은 처음이라며 허탈해했다.

이렇게 ‘치인트’는 제작 전에서부터 종영에 이르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어느 입장에서건 드라마를 위한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드라마에 상처를 입히는 꼴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률은 초반보다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화제성에 있어서는 좋지 않은 부분에서만 부각됐다.

어쩌다 ‘치인트’가 이렇게 됐을까. 여러 사람들이 공들인 작품이 결국 이렇게 뜨거운 감자로 전락해버리고 퇴장하다니 아쉬울 뿐이다.

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사진 = tvN 제공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사진 = tvN 제공



금아라 기자 karatan5@

뉴스웨이 금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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