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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그리고 멜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인터뷰] 정우성 그리고 멜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등록 2016.01.12 07:40

이이슬

  기자

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배우 정우성, 그리고 멜로.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멜로에 최적화 된 눈빛을 가진 정우성은 다수의 작품을 통해 그 진가를 입증했다. 자본주의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무언가를 향한 믿음을 가지고 돈을 지불한다는 것. 이는 티켓파워의 또 다른 해석이다.

정우성이 그리는 멜로는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이번에는 이 남자가 어떤 사랑을 그릴지, 어떤 아픔과 설렘을 안길지 보고싶다. 그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를 통해 더 깊어진 눈빛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멜로에 대한 각별한 관객들의 기대에 대해 언급하자 정우성은 “멜로 깡패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라며 “내가 멜로 깡패였는지도 몰랐다”라고 손사래치며 머쓱해했다. 그러면서 멜로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배우 정우성이 가진 이미지가 멜로에 잘 부합된다는 말은 기분 좋아요. 멜로 깡패가 그런 뜻 맞죠?(웃음) 배우라면 누구나 멜로에 대한 로망은 있죠. 저 역시 그렇습니다. 멜로에 로망을 품은 배우로서 멜로 장르에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죠.”

일상적이고 진부한 멜로였다면 정우성이 출연을 선택했을까. ‘나를 잊지 말아요’는 조금 다르다. 멜로의 구조를 차용하고 있지만, 스릴러라는 양념이 흥미를 유발한다. 확실히 그저 그런 판타지만을 충족하는 영화는 아니다.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그리려는 흔한 멜로였다면 ‘내 머릿속의 지우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영화였겠죠. 그러나 ‘나를 잊지 말아요’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랑의 무게가 현실적으로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기에 새로운 구성이지만 관객들에게 살갑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도 내포되어 있죠. 영화 안에 작은 반전도 숨어있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하늘 씨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김하늘과 정우성이 멜로영화로 만난다는 소식에 팬들은 열광했다. 재미있는 점은 언젠가 한 번 쯤 호흡을 맞췄을 법한 두 배우가 처음 상대역으로 만났다는 점이다. 어딘지 모르게 닮은 두 배우는 ‘나를 잊지 말아요’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하늘 씨는 캐릭터의 감정을 관객에게 어느 정도 표현할 지 수위조절과 절묘한 밸런스를 잘 맞추는 배우 같아요. 옥상에서 함께 캠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초반에 촬영했어요. 당시 김하늘 씨가 쑥쓰러워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배역답지 않게 오버를 했어요. 하늘 씨가 편한 감정으로 연기해줬으면 했죠. 김하늘 씨와의 작업은 정말 좋았어요. 하늘 씨가 감정적으로 연기하지 쉽지 않았을 텐데 상대배우 입장에서 잘 표현해줘서 고마워요.”

‘나를 잊지 말아요’를 통해 배우 정우성인 동시에 제작자 정우성이라는 타이틀롤이 추가되었다. 자칫 긴장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오히려 여유가 넘쳤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정우성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기자를 반겼다. 제작에 참여한 영화이니 만큼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타이틀은 제작자이지만 선배로서 영화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에 현장에서도 선배로 자리했죠. 영화의 성공은 만족감을 느낀다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김하늘 씨의 필모그라피에 누가 되지는 않기를 바라요. 함께 영화를 만드는 동시대 영화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는 사랑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윤정 감독이 2010년 동명의 단편영화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교통사고 후 10년의 기억이 지워진 남자 석원(정우성 분)과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 진영(김하늘 분)의 이야기를 다룬 감성멜로 영화다.

정우성은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해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는 사랑의 의미에 대해 역설했다. 또 관객들과 복잡한 사랑의 감정에 대해 작품을 통해 나누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꺼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스스로 편의에 의해 편집되기도 하죠. 같은 순간을 보냈지만 각자 기억이 다를 수 있죠. 같은 순간을 겪었지만, 어떤 이는 아팠기에 지워야 할 기억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진실했던 그 순간을 꼭 기억하고 싶어하죠. 석원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아팠기에 성숙했죠. 기억을 외면하려는 것 뿐이에요. 진영이는 다르죠. 누군가를 보듬을 수 있는 강인한 여성이에요. 누구나 사랑과 기억에 대한 용기, 기억을 바르게 가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아픔이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거에요. 진영에 연연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1월 7일 개봉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우성은 조각 같은 얼굴을 지닌 대표 배우다. 시대를 거슬러오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정우성이지만 외모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잘생긴 외모는 인기를 얻는데 도움이 되지만 배우로서 정도를 걷는데 때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잘생긴 외모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으냐고 물으니 정우성은 ‘없다’라고 딱 잘랐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참 재미있다.

“올바르게 나이를 드는 것도 중요하죠. 그랬을 때 어른이 되는거에요. 나이들면서 정신적으로 어떻게 성숙하는지, 내 스스로 늘 지켜봐야하죠. 그런 정신과 철학이 베어가며 멋지게 나이들었을 때 풍겨져 나오는 매력과 아름다움이 진짜에요. 그게 바로 외모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관리에 관심이 없어요. 외모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거든요.”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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