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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자 뒤에 우는 자 있다

[2015 유통업계 결산③]웃는 자 뒤에 우는 자 있다

등록 2015.12.18 07:50

수정 2015.12.18 08:26

황재용

  기자

롯데·CJ는 오너 이슈로 힘든 시기 보내신세계, 면세점 확대···진정한 승자현대百은 잔잔했지만 나름 선방한 한 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와 면세점 사업자 선정 등 2015년 유통업계에는 굵직한 일들이 많았다. 특히 ‘유통공룡’들에게는 더욱 치열한 1년이었다. 유통공룡들의 1년을 돌아봤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바람 잘 날 없던 롯데=먼저 재계 순위 5위의 롯데는 경영권 분쟁으로 바람 잘 날 없는 1년을 보냈다.

지난해 12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롯데그룹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또 지난 7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되며 ‘일본은 장남, 한국은 차남’이라는 암묵적인 승계 구도가 깨졌다.

이후 신동주 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대동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신동주 회장은 부친을 내세워 여론전과 소송전을 펼치기 시작했고 신동빈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형제 간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다.

하지만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면서 반(反)롯데 정서가 생겼고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다급해진 신동빈 회장은 이를 막기 위해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의 이런 노력에도 롯데그룹은 올해 가장 중요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선정에서 잠실월드타워점 특허권 재승인에 실패하며 상처를 입었다. 경영권 분쟁이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또 두 형제의 싸움은 법정다툼으로 넘어갔으며 내년에도 형제 간의 분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기업구조 개선과 경영투명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롯데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20년 숙원 이룬 신세계=신세계그룹은 2015년 유통업계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즐거운 한 해를 보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것.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하며 처음 면세점 시장에 진입했으며 2013년 7월에는 김해공항 면세점을, 올해 2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손에 넣었다.

지난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탈락했지만 11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며 20년 숙원을 풀었다. 이 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면세점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총력을 기울였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롯데와 호텔신라가 양분한 면세점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신세계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자리한 ‘라이프스타일센터(LSC)’도 순항 중이며 이마트타운과 ‘피코크’로 대표되는 자체 브랜드 상품,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도 올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논란이 이어지던 차명주식과 관련해 국세청이 추징금을 부과했는데 이 부분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분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실적이 소폭 상승했지만 3분기까지 총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0.5% 줄어든 백화점은 고민거리로 남았다. 또 지난해 7월 야심차게 출범시킨 편의점 위드미의 성장도 기대보다 더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나름대로 선방한 현대백화점=유통업계 ‘젊은 피’ 중 하나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공격 경영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우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꾸준한 M&A를 추진하며 에버다임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사업을 바탕으로 종합유통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를 앞세워 산업기계·특장차 전문기업인 에버다임만 인수했다. 끝까지 매각 협상을 벌였던 국내 3위 물류업체 동부익스프레스는 결국 손에 넣지 못하며 반쪽 성공에 그쳤다.

특히 그룹이 사활을 걸다시피 했던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신규 면세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포기한 바 있어 당시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그래도 현대백화점그룹은 나름대로 선방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월 현대프리미엄 김포아울렛과 디큐브시티백화점을 임차해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를 오픈했고 총 투자비 9200억원을 투입한 초대형 점포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선보였다.

이들은 오픈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에 효자로 자리 잡았다. 그중 판교점은 오픈 100일 동안 약 1000만명이 다녀갔으며 그중 400만명이 물건을 구입했다. 100일간 매출 역시 2100억원에 이른다

◇오너 부재로 힘든 CJ=CJ그룹의 올해 가장 큰 관심사는 오너인 이재현 회장의 재판이었다. 2013년부터 이어진 오너 공백으로 저성장이 이어지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CJ그룹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대법원이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배임죄 부분에서 이득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CJ그룹은 오너의 복귀를 고대했다. 원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지만 형량이 줄어 회사로 돌아올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었다. 지난 15일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 선고공판 열고 이 회장에게 징역 2년6월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한 해를 정리해야 하는 시기, 내년 계획과 전략을 세우고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할 시점에서 CJ그룹은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또 CJ그룹은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SK텔레콤에 CJ헬로비전을 매각했다.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후 콘텐츠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역시 오너의 부재로 향후 계획 설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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