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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지상파, 올해도 약진했다 전해라

[2015 드라마 결산①] 非지상파, 올해도 약진했다 전해라

등록 2015.12.10 00:01

수정 2015.12.10 11:01

홍미경

  기자

‘응답하라1988’./사진=CJ E&M ‘응답하라1988’./사진=CJ E&M


“이번에는 망할 겁니다”

‘응답하라’ 시리즈 신원호PD가 방영전 기자들에게 한 발언이다. 당시 기자들은 신PD의 이 말을 들으며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tvN ‘응답하라 1988’은 화제와 이슈 그리고 시청률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추며 ‘응답하라’ 시리즈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신드롬 잇고 있다.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응답하라 1988’의 흥행 요인으로 추억이나 향수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자극하든 지금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는 드라마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이즈음, 더 이상 지상파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닌, 지상파를 뛰어 넘어 드라마 시장을 이끌고 있는 비지상파 드라마들의 약진을 짚어봤다.

◆‘응쌍팔’·‘송곳’, 지상파는 이런 드라마 못 만드나

가히 신드롬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흥행과 화제 이슈를 모으며 매회 레전드를 갱신하고 있는 tvN ‘응답하라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은 지난 11월 6일 6.1%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어 방송 5회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10.8%)을 기록했고, 12회에서는 12.2%를 기록하며 전작 ‘응답하라 1994’의 최고 시청률(12.0%)을 뛰어넘었다.

 非지상파, 올해도 약진했다 전해라 기사의 사진


또 지난 6일 방송분에선 무려 13.9%를 기록하며, 불금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또 일주일간 VOD 매출(TV, 온라인, 모바일 전 플랫폼 매출 기준)은 5억원(11월 16일~22일 기준)을 기록하며 초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이 이쯤 되니 출연 배우들 모두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가장 먼저 걸스데이 혜리는 사랑스러운 아이돌을 넘어 애교쟁이 예능스타 그리고 이번에는 매력만점 연기돌로 두 마리, 아니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혜리는 못생김도 망가짐도 두려워 않는 캐릭터에 안성맞춤 변신과 엉뚱하면서도 진지한 연기로 극중 덕선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이외에 류준열, 이동휘라는 개성만점 신인을 발굴했고 고경표, 박보검 등의 스타성을 재입증케 했다. 이뿐이랴.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최무성, 김선영 등 조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명품드라마를 완성했다.

JTBC ‘송곳’(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은 비록 시청률은 낮았으나 의미와 작품성면에서 박수를 받았던 명불허전 드라마다.

‘송곳’은 갑작스럽게 부당해고에 직면한 푸르미마트 직원들이 대한민국 사회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똘똘 뭉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JTBC 드라마 ‘송곳’ / 사진제공= jtbcJTBC 드라마 ‘송곳’ / 사진제공= jtbc


을의 절규를 대변했던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부당해고 사건을 통해 갑질에 맞서는 을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냄으로써 비슷비슷한 소재의 드라마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또 원조 로코킹으로 코믹하거나 달달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던 지현우는 무뚝뚝하지만 정의를 위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이수인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송곳’을 통해 지현우는 한 단계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졌다.

◆‘오나귀’·‘두번째 스무살’, 로코도 비지상파

일찍이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로 비지상파의 로맨틱 코미디가 얼마나 달짝지근하고 에로틱(?)한지 시청자들은 알고 있을 터.

지상파에 비해 심의가 비교적 약한 탓에 남녀간의 대사의 수위가 살짝 높기도 혹은 표현 방식이 과감해진 비지상파 로맨틱 코미디는 달콤쌉쌀한 카페라떼에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극강의 맛이랄까?

tvN '오 나의 귀신님' 조정석-박보영 / 사진=CJ E&M tvN '오 나의 귀신님' 조정석-박보영 / 사진=CJ E&M


실제 커플을 방불케 했던 박보영-조정석의 tvN‘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 양서윤, 연출 유제원)첫 방송 이후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상승세를 그리며 평균시청률 6%를 돌파하며 ‘오나귀 신드롬’을 일으켰다. 또한 박보영은 사랑스러운 매력과 조정석과의 환상의 케미로 올해의 베스트 커플상을 예약했다.

이외에 박보영과 김슬기는 각각 서로의 캐릭터에 빙의, 완벽한 2인1역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으며 부드러운 남자의 대명사 임주환은 섬뜩한 악역을 무서우리 만치 차갑게 소화해 내며 연기 재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지우의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얻은‘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 제작 JS픽쳐스) 역시 비지상파 로코 열풍에 불을 지폈다.

최지우는 ‘두번째 스무살’을 통해 이혼을 통보 받은 아내, 스무살 아들의 엄마, 대입을 앞둔 가슴 설레는 새내기 등 하노라의 다양한 매력을 안정적인 연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또 까칠하고 매력적인 교수 차현석 역을 맡은 이상윤과 아웅다웅 케미를 완성했다.

◆‘막영애’· ‘식샤’, 시즌제 드라마 안착

미국, 일본 등 드라마 선진국들이 선보이는 시즌제 드라마를 부러워만 하고 있었던 우리나라도 ‘막돼먹은 영애씨’와 ‘식샤를합시다’를 내놓으며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tvN '식샤를 합시다2' / CJ E&M 제공 tvN '식샤를 합시다2' / CJ E&M 제공


지난 2007년 4월 첫방송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올해 14번째 시즌을 맞아 명불허전 인기를 과시했다. 비록 전성기 인기를 구가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당당하고 통쾌한 영애씨의 사회생활과 그녀의 주변을 둘러싼 인간군상은 마치 나이듯 혹은 내 옆사람 이야기인듯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원조 시즌제 드라마의 위용을 과시했다.

또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윤두준을 연기자로 자리매김 하게 만들어준 ‘식샤를 합시다’ 역시 시즌2를 무사히 끝내며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먹방과 쿡방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틈을 이용해 군침 꼴깍 넘어가게 만드는 먹방을 완성했다.

특히 ‘식샤를 합시다’의 식샤님 윤두준은 시즌1보다 훨씬 안정적인 연기력과 두배 맛깔스럽게 먹어주시는 센스로 시청자들을 자극했으며 서현진과의 달달하고 쌉싸름한 멜로까지 더해져 안방극장에 ‘식샤’ 열풍을 불어 넣기도 했다.

◆ OCN-JTBC, 차근차근 장르 드라마의 역사를 밟다

영화 전문채널 OCN 올해 '실종느와르 M' '아름다운 나의 신부' '닥터프로스트' '처용2' 등 다양한 장르 드라마를 내놓았다. 또 JTBC는 ‘라스트’와 ‘디데이’를 선보였다.

이들은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으나 장르물 드라마의 역사를 차근차근 써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뚝심은 높이 살만 하다.

'라스트' /사진=JTBC'라스트' /사진=JTBC


특히 OCN ‘실종 느와르 M’와 ‘아름다운 나의 신부’, JTBC ‘라스트’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마치 영화 스크린을 브라운관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영상미에 유려한 연출력 그리고 구멍을 찾아볼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 등 삼박자자 척척 맞아 들어가면서 장르 드라마 팬들에게 꿀잼(‘꿀+재미’ 신조어)을 선사했다.

특히 JTBC 금토미니시리즈 ‘라스트’(극본 한지훈 연출 조남국 제작 드라마하우스&에이스토리)는 시청자들을 정통 액션의 세계로 이끌었다. 또 윤계상과 이범수를 비롯해 출연진들은 고난도 액션은 물론 농도짙은 감정씬 등 몰입도를 최상으로 높였다.

◆ 흥작만 있는 것은 아니라오

지상파 드라마가 부진했다곤 하지만 비지상파도 시청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은 비운의 드라마들이 많았다.

먼저 새해 선보인 ‘하녀들’을 비롯해 ‘선암여고 탐정담’ ‘순정에 반하다’ ‘사랑하는 은동아’ ‘ 디데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던 JTBC는 대체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각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력면에서 다른 작품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지만 진부한 소재와 어설픈 구성, 일차원적인 캐릭터 등 곳곳에 구멍을 드러냈다.

‘밀회’의 신화를 다시 일으키고 싶다면 2016년 JTBC 드라마국은 자기성찰의 목소리를 높여야지 않을까 싶다.

tvN 역시 흥작이 많은 만큼 망작도 다수다. 송지효-변요한이 호흡을 맞춘 ‘구여친 클럽’은 조기 종영이라는 굴욕을 당해야 했으며, ‘나쁜 녀석들’ 제작진의 차기작 ‘신분을 숨겨라’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음을 입증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 김도우 작가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일리있는 사랑’, 국민악녀 이유리의 차기작 ‘슈퍼대디 열’그리고 정려원-이동욱 주연의 ‘풍선껌’까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다룬 로맨스물은 철저히 외면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 비지상파 드라마 위상, 날로 up

이제는 다채널 시대다. 더욱이 시청자들은 TV외에 다양한 경로로 방송을 접한다. 또 다양해진 입맛에 맞춘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지상파 TV 방송만 고집했던 시청자들은 비지상파 채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비지상파 채널 드라마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자극적인 막장 소재에 기댄 지상파 드라마들이 자기 고착화에 빠져있는 틈을 노려 비지상파는 감각적인 연출과 신선한 소재 등으로 발빠르게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내년에는 더 신신선하고 반짝이는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쏟아질 것이다. 비지상파 드라마는 올해 여세를 몰아 더욱 약진할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 보다 좋을 수 없는 일이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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