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 수요일

  • 서울 10℃

  • 인천 13℃

  • 백령 12℃

  • 춘천 10℃

  • 강릉 9℃

  • 청주 12℃

  • 수원 11℃

  • 안동 12℃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4℃

  • 전주 14℃

  • 광주 15℃

  • 목포 14℃

  • 여수 15℃

  • 대구 14℃

  • 울산 14℃

  • 창원 15℃

  • 부산 15℃

  • 제주 16℃

보청기와 사랑에 빠진 남자 ‘심상돈’

[창간10년]보청기와 사랑에 빠진 남자 ‘심상돈’

등록 2015.10.30 13:50

수정 2015.11.02 15:13

황재용

  기자

[인터뷰] 심상돈 스타키코리아 대표이사“소리를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목표”

세계적인 청각전문기업 스타키의 한국법인인 스타키코리아는 1996년 문을 연 후 내년 3월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회사를 설립한 CEO로 그동안 스타키코리아와 동고동락(同苦同樂)한 심상돈 대표이사 역시 20번째 케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20년 가까이 함께한 심 대표이사와 스타키코리아의 사연을 들어봤다.

사진=스타키코리아 제공사진=스타키코리아 제공


“시각 장애의 경우 사물과 멀어지고 청각 장애의 경우 사람과 멀어진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국내에는 이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고가의 보청기가 부담이 돼 착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19년 동안 스타키코리아를 이끌며 많은 성과를 쌓아온 심 대표이사는 위와 같은 말로 사연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1983년에 보청기 제조업체인 동산실업을 통해 업계에 뛰어든 심 대표이사는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레이건 전 美 대통령이 착용한 세계 최초 귓속형 보청기를 제조한 스타키의 높은 기술력을 보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국내 난청인들에게 보다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스타키 본사와 접촉하며 스타키코리아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마침내 1996년 3월 스타키코리아를 설립했고 이후 심 대표이사는 국내에서 직접 제조된 스타키 보청기를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공급하게 된다. 난청인을 포함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마음과 적극적인 행동이 오느날 스타키코리아를 탄생시킨 것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난청인들이 많고 이들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특히 스타키코리아는 고객의 요구에 절대 ‘NO’라고 하지 않는 ‘We Never Say No’를 항상 기억하고 있지요.”

사실 스타키코리아는 보청기업계 부동의 1위다. 세적적인 기업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여기에는 심 대표이사와 회사의 노력이 숨어 있다. 실제로 스타키코리아 직원들은 발로 뛰며 직접 고객을 만나 이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그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스타키코리아만의 장점인 명장제도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명장은 스타키코리아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직원 중 보청기의 전문 지식과 기능을 보유한 직원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현재 임명된 직원은 모두 9명으로 이들은 타 사원들의 멘토로 활동하며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스타키코리아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Soundlens V’ 역시 명장들의 손에서 탄생한 역작입니다. 난청인들이 간혹 난청인 것을 숨기고 싶어하는데 이 점에서 착안해 외이도 안쪽 깊숙이 제품이 들어가 외부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죠.”

이어진 심 대표이사의 말에 그가 강조한 ‘발로 뛴다’는 말의 진정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현재도 그는 직원들과 함께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고객 불만 0%, 고객만족 100% 목표를 위한 ‘Zero Defect system’ 등 차별화된 고객 맞춤 서비스도 실천하고 있단다.

“스타키코리아는 난청 덕분에 사업도 하고 돈을 벌고 있어요. 이에 따라 난청인의 고통을 줄이겠다는 목표가 있고 회사가 받은 사랑과 수익의 일부를 다시 돌려주고 있기도 해요. 이런 이유로 종종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때 가장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것 같아요.”

스타키코리아는 ‘소리사랑나누기’ 캠페인을 통해 매년 매출의 2%를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고 있고 한국전쟁 UN군 참전용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보청기를 기증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또 지역사회와 장애인들의 복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가 누구보다 사회공헌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 그는 난청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희망하고 있다. 보청기에 대한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바람은 고객들이 난청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사회 인식도 변화되는 것입니다. 시력이 나빠지면 자연스럽게 안경을 착용하는 것처럼 청력이 나빠지면 자연스레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난청인들을 포함한 청각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보청기업계에 들어와 보다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며 일생을 보청기에 바친 심 대표이사. 스타키코리아의 20년을 앞두고 만난 그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리를 전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