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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매각가 산정 초읽기···‘1조원 무리수論’ 대세 탔다

금호산업 매각가 산정 초읽기···‘1조원 무리수論’ 대세 탔다

등록 2015.08.26 01:03

수정 2015.08.26 07:29

정백현

  기자

22개 금융사 매각대금 의견 취합···다수 금융사 “박 회장 제안 따르자”협상 열쇠 쥔 산은·미래에셋 입장 난감···거액 부를수록 금융사에 손해매각대금 8000억원 미만 산정 유력···금호아시아나 “합리적 선택 기대”

금호산업의 ‘원래 주인’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과 수의계약 협상 중인 금호산업 매각대금 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호산업의 지분을 보유한 채권금융사들의 의견이 취합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지난 21일 6503억원의 매각대금을 채권금융사 측에 제안한 가운데 적잖은 금융사들이 박 회장의 제안에 동조하는 쪽에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55개 채권금융사 중 지분율이 0.5% 이상 되는 22개 채권금융사들이 지난 25일까지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적정한 매각대금 의견을 전달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확히 어느 금융사가 얼마의 금액을 써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 회장이 제안한 6500억원 수준에서 계약을 끝내자는 금융사가 3~5곳 정도 나왔고 최고 금액을 제안한 곳도 7500억~7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제안에 동조하거나 박 회장이 내놓은 금액보다 1500억원 가량 비싼 8000억원 수준 미만에서 거래를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낸 곳이 이날 의견을 전달한 금융사 중의 절반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채권금융단 내부에서 “매각대금 1조원 산정은 무리”라는 의견이 대세로 기울며 금호산업 지분을 보유한 채권금융사 중 최대주주로 남아있는 미래에셋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입장이 난처해지게 됐다. 미래에셋과 산업은행은 최종 매각대금 산정 과정에서 의견을 표할 수 있다.

그동안 미래에셋은 “금호산업 지분 매각대금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금이므로 이에 대한 손해를 보전하지 않을 경우 채권금융사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며 당초 실사 결과액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비싼 1조218억원(1주당 5만9000원)에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해왔다.

산업은행 역시 “금호산업의 지분을 그동안 보유하면서 생긴 손해가 3조원에 이른다”며 “이 손해를 메우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치에 따라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다수의 채권금융사들이 박 회장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그보다 크지 않은 격차의 프리미엄을 추가하는 선에서 거래를 끝내자는 의견을 보내면서 이제는 두 공룡 금융사들이 되레 다수 금융사의 눈치를 보면서 매각대금을 산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미래에셋과 산업은행의 뜻대로 금호산업의 매각대금이 고가로 산정될 경우 채권금융사 입장에서는 그동안 봤던 손해를 대부분 만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금액이 그대로 박 회장에게 전달돼 그대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채권단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작용한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느끼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 무산될 경우 금호산업 지분은 공개 매각으로 또 다시 전환된다. 그러나 1차 공개 매각에서 흥행에 실패했던 금호산업 지분 매각 작업이 또 다시 공개 매각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성공할 보장은 없다.

결국 금호산업의 지분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지분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게 될 채권금융사들은 현재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금호산업의 단순 지분 가치는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한 상황이다.

다수의 금융사들은 이 점을 감안해 실사 금액에 10% 가량의 프리미엄을 얹은 박 회장 측의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이후 손에 쥐는 현금 규모가 적더라도 하루빨리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면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금융사들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융사들의 의견을 받은 최대주주 미래에셋과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빠른 시일 내에 의견을 정해 최종 매각대금 협상안을 박삼구 회장 측에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정해야 한다는 시한은 없는 만큼 채권금융사 내부의 의견 조율을 통해 늦어도 오는 9월 중순 전까지는 매각대금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합리적인 가격 산정 논의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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