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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아파트 호가만 올랐다

[포커스]버블세븐 아파트 호가만 올랐다

등록 2015.06.15 11:16

수정 2015.06.15 11:20

서승범

  기자

실거래가 2006년 고점 대비 큰폭하락정부 실거래 통계보다 수천만원 차이저성장·저금리 상황 고점회복 불가능

버블세븐 지역 중 하나인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소 벽에 붙은 시세표. 사진=김동민 기자 life@버블세븐 지역 중 하나인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소 벽에 붙은 시세표. 사진=김동민 기자 life@

최근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이 전성기에 거의 근접하게 회복했다고 알려진 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이 실제로는 부동산 대세하락기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세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만 거래되고 호가만 오르다보니 ‘실거래가-호가’ 차이로 거래가 오히려 뜸해지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버블세븐 지역의 3.3㎡당 평균 아파트 시세는 1818만원(지난 3일 기준)이다. 이를 두고 일부 업계는 부동산 마지막 활황기였던 지난 2007년 1월(2166만원) 대비 83.9%까지 회복됐다며, 지난해 초보다도 3.3㎡당 약 100만원 가량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6년比 시총 여전히 마이너스 = 하지만 이는 대부분 호가 기준이다. 실거래가로 따져보면 버블세븐 아파트값은 여전히 금융위기 발생 당시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 중 서초구만이 2008년 말보다 2% 올라 당시 집값을 회복했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용인이 -9.27% 하락했고, 분당이 -7.4%, 양천 -5.6%, 안양 동안구 평촌 -4.7%, 송파 -3.4%, 강남 -1.5% 등의 순으로 여전히 집값이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량도 늘었다고 하지만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한 수치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버블세븐의 2006년 대비 2014년 실거래가 시가총액은 모두 하락했다.

양천이 -39.72%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이어 평촌 -20.85%, 분당 -19.69%, 송파 -19.30%, 강남 -9.43%, 서초 -6.52%, 용인 -6.33%로 모두 시가총액이 줄었다. 분당은 -19.68%를 기록했고, 안양시 평촌(동안구)은 -20.85% 강남구는 -9.43% 서초구 -6.52% 송파구 -19.39%, 양천구 -39.72% 용인은 -6.33%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실거래가와 호가의 차이가 있는 것은 오류가 많은 호가 기준의 통계 탓이다.
KB시세와 수많은 정보업체가 제공하는 가격 통계는 집주인이 부르는 값 즉, 호가다. 사람마다 내놓는 가격이 다르며, 대부분의 집주인은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시세보다 가격을 올려 내놓는 경우가 많다.

또 아파트 가격은 크게는 개별단지부터 단지 내 동과 향, 층, 리모델링 방식, 평형 등에 따라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많게는 억단위 대까지 달라진다.

하지만 기관 및 업체가 호가로 아파트값을 산정할 때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지 않는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양천구 목동 우성아파트는 지난달 21~31일 5억800만원에 전용 84.44㎡ 4층이 거래됐다. 반면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매물로 나와있는 이 아파트의 전용 84.44㎡ 가격은 5억8000만원으로 실제 거래되는 금액보다 7200만원 가량 높았다.

또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는 중상층 전용 155㎡가 18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같은 크기에 저층부나 중저층 매물도 18억2000만에서 최고 19억원에 시장에 나와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통계수치는 잘못 사용되면 거품을 조장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복기나 상승기가 아닌 지역 시장의 집값을 올려 투기를 조장할 수도 있고, 거품이 붙은 집값에 추격매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잘못된 통계의 악영향은 기존 주택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신규 분양시장에도 미칠 수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을 시작할 때 인근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로 정한다. 하지만 호가 위주의 시세를 분양가에 반영한다면 실제 시세보다 높게 책정될 수 있어 지역 수요자들이 등을 돌릴 우려가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팀장은 “잘못된 통계는 지역 내 거품을 조장할 수 있다. 거품은 부동산경기가 나쁘거나 매수세가 떨어지면 바로 하락하게 된다”며 “수요자들은 허위 가격에 속지말고 자신이 찾는 매물의 이전 실거래가 자료를 찾아 비교해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버블세븐 고점회복 어려울 듯 = 전문가들은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값이 최저점에서 벗어났긴 했지만 이는 현재 분양시장의 여파로 호가가 반짝인 것뿐이지 고점회복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은 이렇다 할 개발호재도 부족할뿐더러 국내 부동산시장이 젊은층의 소득 정체,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주택 대물림 현상 등으로 인한 장기 침체가 예상되는 탓이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점에 가깝게 회복했다는 것은 건설사들이나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과장 홍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과 같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과거처럼 경기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버블세븐 지역 집값이 이전처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자산시장의 특성상 기대심리에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는데 우리나라 경제상황으로 봤을 때 ‘버블세븐’ 중 강남2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앞으로 치고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많이 잡아 4곳을 제외하면 중산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 소득수준이 정체된 상황에서 집값 회복은 힘들 것이다”고 전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지금 집값은 정부의 정책과 대출을 통한 ‘집값 떠받치기’에서 형성된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동산이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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