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와 관련된 잡음 대부분이 관련 종목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경영권 승계 문제의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갖가지 기대감이 뒤얽혀 오히려 주가가 급등한 경우도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 175만6000원에서 전날 187만6000원으로 7% 가까이 상승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의 해임 건이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연결되며 핵심 그룹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계열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롯데쇼핑의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어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의 주가도 147만7000원에서 164만5000원으로 11.4% 올랐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푸드 역시 이 기간에 주가가 각각 2.6%, 3.8%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경쟁을 벌이는 주체 간의 지분 확보 다툼이 발생해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경우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해임되며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쪽으로 그룹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추측에 국내 계열사들의 주가가 탄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롯데케미칼과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이 기간에 주가가 7.4%, 13.5%씩 떨어졌다. 이는 각각 '유가 급락'과 '4분기 실적 우려'라는 악재 탓이 컸다.
현대차그룹은 경영권 승계 이슈가 오히려 주가에는 독이 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현금화하려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지난 13∼14일 이틀 만에 30만원에서 23만1500원으로 23%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2조6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지난해 9월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던 현대·기아차 및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아직도 당시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전날 현대차주가는 17만7500원으로 한전부지 고가 매입 사태 직전인 지난해 9월17일 종가 21만8000원과 비교할 때 18.6%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주가도 5만9000원에서 5만3600원으로 9% 이상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도 이 기간에 27만9000원에서 25만5000원으로 내려왔다.
대한항공의 경우 최근 ‘땅콩 회항’ 사건을 겪었지만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도 공존한 덕분에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알려지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해 12월 5일 4만4450원이었던 대한항공 주가는 전날 4만6000원으로 3.5%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유가 하락 호재로 주가가 5330원에서 7550원으로 40% 넘게 급등해 주가 상승폭이 대한항공의 10배에 달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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