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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많던 조현아 전 부사장, ‘땅콩’ 앞에서 꿈 멈추다

능력 많던 조현아 전 부사장, ‘땅콩’ 앞에서 꿈 멈추다

등록 2014.12.11 08:54

정백현

  기자

부임 이후 기내식 수준·호텔 사업 규모 대거 성장 ‘호평’관련 사업 발전 우려될 정도로 경영 능력은 ‘으뜸’ 평가원정 출산·승무원 인권 침해 등 각종 논란으로 하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제공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리턴’ 사건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기로 한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그동안 보여 온 경영 능력과 성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999년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졸업하고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입사 첫 조직으로 호텔 사업 쪽을 지망했다.

조 전 부사장은 줄곧 호텔과 기내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면서 여러 성과를 보였다. 한진가 3세들 모두가 그랬지만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성과에 대해서만큼은 의문부호를 달지 않는다. 그만큼 일은 잘 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조 전 부사장의 성과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대한항공 기내식 수준의 진화와 호텔 사업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기내식에 비빔밥과 비빔국수, 삼계죽 등 우리나라 전통 음식을 기내식으로 선보이면서 세계적인 호평을 얻었다. 특히 ‘음식한류’의 새로운 문화를 항공기 내에서 창달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국제기내식협회가 수여하는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기내식 수준의 진화는 조 전 부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혹자는 조 전 부사장의 까다로운 성격이 대한항공 기내식의 수준을 올린 것과 큰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의 또 다른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호텔 사업 역시 조 전 부사장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한진그룹의 호텔 체인 계열사인 KAL호텔네트워크는 현재 제주와 서귀포의 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LA 윌셔 그랜드호텔, 하얏트 리젠시 인천 등 국내외 6개 호텔을 책임지고 있으며 100억원대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매년 창출해왔다.

이중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기존 호텔 옆에 문을 연 하얏트 리젠시 인천 신관은 조 전 부사장이 신관 증설 추진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그룹이 공을 쏟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 그랜드호텔 역시 LA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성장하는데 있어 조 전 부사장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이 회사에서 불명예 퇴직을 선택하면서 대한항공이 추진해 온 관련 사업의 발전이 오히려 도태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조 전 부사장의 공백을 우려하는 시각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실수로 승승장구하던 인생을 한 방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대표적 사례로 남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사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땅콩리턴’ 사건 외에도 평소 행실에서 비롯된 소소한 일로 대중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하와이에서 쌍둥이 아들을 낳아 ‘원정 출산’ 논란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승무원들에게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할 때는 공항 내 상점을 이용하지 말고 공공장소에서 전화를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인권 침해 논란이 됐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 ‘땅콩리턴’ 사건이 벌어졌고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채 회사를 떠나게 됐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오너가의 일원으로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경영능력 만큼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함께 갖춰야한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깨달았을 것”이라며 “조 부사장이 겪는 사실상 첫 실패라는 점에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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