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20℃

  • 인천 18℃

  • 백령 12℃

  • 춘천 22℃

  • 강릉 25℃

  • 청주 22℃

  • 수원 20℃

  • 안동 24℃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23℃

  • 전주 23℃

  • 광주 25℃

  • 목포 18℃

  • 여수 20℃

  • 대구 26℃

  • 울산 21℃

  • 창원 25℃

  • 부산 22℃

  • 제주 18℃

돈도, 사람도 떠난 증권사··· 탈출구가 안보인다

[금융업위기-암흑의 증권사]돈도, 사람도 떠난 증권사··· 탈출구가 안보인다

등록 2014.10.28 09:00

수정 2014.10.28 10:01

최원영

,  

박지은

  기자

2년간 증권맨 4천명’ 짐싸..순익 개선 ‘구조조정 따른 착시
여전히 높은 브로커리지 부분··· 수수료 인하 경쟁 ‘악순환’
IB·자산관리 부분 역량 강화 절실···‘과도한 규제’가 문제

증권사 순이익 및 ROE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증권사 순이익 및 ROE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국내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 인원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수익 악화의 근본 원인인 주식매매중개에 집중된 사업 구조 탈피는 답보 상태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증권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자본력 등을 이유로 국내 시장에 안주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의 규제 완화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국내 증권업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바닥은 탈출 =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대우·삼성·우리투자·미래에셋·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255.5% 증가한 수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도 244.4% 늘어난 것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수익이 개선된 것은 지점 통폐합, 인력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출 상위 28개 증권사들의 지난 6월 말 기준 직원수는 3만30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말 보다 4134명 줄어든 것으로 증권사 열 명 중 한명은 퇴직했다는 의미다.

또한 국내외 영업점은 1344개로 1년 사이 229개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퇴직금 등의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수익 개선 효과를 보지 못 했지만 3분기부터는 이러한 비용이 감소하고 구조조정 효과도 나타나면서 수익이 본격적으로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바닥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구조조정으로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며 “경상적인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닌 만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삼성·대우·우리·미래·한국투자증권의 부문별 수익 비중. 자료 = 대신증권삼성·대우·우리·미래·한국투자증권의 부문별 수익 비중. 자료 = 대신증권


◇수익구조 변화 없어 ‘악순환’ = 국내 증권사들이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수익 악화를 겪고 있는 것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 주식매매중개업(브로커리지)을 주요 수익 사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61개 달하는 증권사들이 규모가 제한된 주식매매중개업에 집중하고 있어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도 몇 해 전부터는 이러한 지적을 인지하고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식매매중개업에만 집중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자산관리를 위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팔아야하는데 벌써부터 수수료 경쟁이 일어나고 있어 자산관리 부문의 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사들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됐지만 아직 제대로 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외 IB시장으로의 진출이 요원한데 해외 증권사보다 자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적극적인 진출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21일 금융투자협회와 KDI가 공동으로 연 심포지엄에서 “국내 금융투자산업은 위탁매매중심 수익구조, 국내시장 중심 영업, 자본력 열세 등으로 질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열거주의’ 규제 없애야 증권사 발전 = 업계에서는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증권사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도 동시에 이뤄져야한다고 말한다.

실제 KDI가 지난달 34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본시장법 제정원칙 중 가장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포괄적 업무개념도입 실패에 따른 금융투자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29.4%로 1위를 차지했다.

파생상품시장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시장의 성장을 저해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1년 세계 1위였던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지수 선물 옵션의 승수, 개시증거금 인상 등의 규제가 도입된 후 약 2년 만에 9위로 밀렸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완화하는 등 그동안 업계가 요구해왔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사안이 많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자본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규제를 가해 시장을 죽이고 있다”며 “최근 NCR 산출 방식 개정 등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규제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