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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불패 상징···‘도곡렉슬’

[알짜 재건축단지]재건축 불패 상징···‘도곡렉슬’

등록 2014.08.13 17:22

수정 2014.08.13 18:47

성동규

  기자

입지·단지 구성 뛰어나 랜드마크 자리매김
시장 정점에 입주···분위기 타고 ‘승승장구’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 예전 명성 무색
강남發 재건축 훈풍 타고 화려하게 부활하나

도곡렉슬 전경.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도곡렉슬 전경.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도곡렉슬 아파트는 강남 ‘재건축 불패’ 상징이다. 1970~1980년대 입주한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권에서 2003년 새 아파트가 등장한다는 기대감으로 실수요자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도곡 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해 300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탄생한 도곡 렉슬은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경쟁률 4759대 1을 기록하고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등 진기록을 써내려갔다.

당시 이 단지는 강남에서 보기 드물게 100% 지하주차장으로 설계됐고 세련된 외관과 평면, 호텔 로비 분위기의 엘리베이터 홀, 풍부한 조경시설 등을 갖춰 강남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정점에 이르렀던 2006~2007년 입주 당시에는 수도권 아파트 중 도곡동 렉슬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142㎡ 매맷값은 15억8500만원으로 분양가 7억8000만원에 100%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도곡렉슬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지만 통상적으로 고급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래미안’, ‘힐스테이트’, ‘아이파크’ 등과는 달리 생소하다.

기존 아파트와 전혀 다른 브랜드의 탄생에는 비화가 숨어있다. 도곡렉슬은 현대건설과 GS건설, 쌍용건설 등 대형 3개 건설사가 공동 시공해 특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내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3개사 모두 강남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 도곡렉슬 아파트에 자사 브랜드를 붙이려 했다. 결국 조합원들의 총회를 거쳐 도곡렉슬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채택했다.

이 같은 선택은 오히려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에게 기존 브랜드 아파트 중 하나가 아닌 ‘유아독존’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들이 모두 독자 브랜드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도곡렉슬의 등장 이후 도곡동은 강남 신흥 부촌(富村)으로 떠오르며 명문 학군지도마저 바꿔놨다. 현지 M 공인 중개소 관계자는 “2005년부터 고급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역삼·도곡·단대부중이 손꼽히는 명문 중학교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를 타고 승승장구하던 도곡렉슬 역시 대세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현재도 강남 다른 지역의 신규 단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상품성이 높지만 치솟은 가격만큼 거품도 사그라졌다.

단지 인근 S 공인 중개소는 “올해 4월 전용 120㎡가 13억원선에 거래돼 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 2분기보다 약 30%나 낮아졌다”며 “부동산 침체의 영향도 있으나 학군 특수가 예전만 못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귀띔했다.

2012·2013학년도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전셋값은 물론 매맷값도 수천만원씩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나마 2014학년도 수능 난이도가 예년보다 훨씬 어려워지자 매맷값 변동은 크지 않았으나 전셋값이 반짝 상승해 체면치레는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1월 전용 59㎡ 전셋값은 6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약 5000만원 상승했다가 학군 수요가 빠지면서 2월 말부터 다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도곡렉슬의 가격 하락은 전세 보다 매매가 훨씬 더 컸다. 전용 85㎡의 전셋값은 2006년 입주 당시 5억원에서 올해 초 7억9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맷값은 14억2500만원에서 11억2500만원으로 급락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최근 한강변 압구정 지구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희망적인 관측도 있었다. H공인 중개소 대표는 “당장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에는 어렵겠지만 압구정 지구 개발이 끝나면 도곡동 역시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등 기대를 걸어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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