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 수요일

  • 서울 15℃

  • 인천 16℃

  • 백령 11℃

  • 춘천 15℃

  • 강릉 10℃

  • 청주 17℃

  • 수원 15℃

  • 안동 17℃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6℃

  • 전주 15℃

  • 광주 16℃

  • 목포 14℃

  • 여수 19℃

  • 대구 19℃

  • 울산 15℃

  • 창원 20℃

  • 부산 19℃

  • 제주 18℃

쉴틈 없이 터지는 이석채 폭탄···갈 길 바쁜 KT 발목

쉴틈 없이 터지는 이석채 폭탄···갈 길 바쁜 KT 발목

등록 2014.04.17 14:32

김아연

  기자

인공위성 불법매각 의혹에 두차례 고객개인정보 유출실적부진에 구조조정 단행, 전임 뒷치닥거리 허송세월

하나만 더 잘못돼도 KT에 미래는 없다던 황창규 KT 회장이 숨 돌릴 틈 없이 터지는 전임 이석채 회장의 실책들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 전 회장이 깔아 놓은 빼곡한 지뢰밭이 가뜩이나 갈 길 바쁜 KT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4일 KT가 중소기업에 태블릿PC(K패드) 17만대(510억원 규모)를 제조·위탁한 후 판매가 부진하자 검수조건 미충족 등을 이유로 제조·위탁을 임의 취소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20억8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쉴틈 없이 터지는 이석채 폭탄···갈 길 바쁜 KT 발목 기사의 사진



공정위에 따르면 KT는 2010년 9월 애플의 아이패드가 삼성 갤럭시 탭보다 늦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엔스퍼트에 사양이 낮은 태블릿PC 20만대를 제조·위탁했다. 계약 규모는 570억원에 달했고 KT는 중소기업과의 협력 사례로 대대적인 홍보도 펼쳤다.

그러나 문제는 이듬해 벌어졌다. 태블릿PC 시장이 예상보다 활성화되지 않았고 이미 출시한 3만대의 태블릿PC 판매가 저조했던 것이다.

이에 KT는 검수 미통과 등을 이유로 2011년 3월 K패드 관련 계약을 3개월 연장해 2011년 6월까지 미루는 합의서와 2010년 9월 계약을 무효화하는 상반된 이면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K패드 후속모델인 ‘아이덴티티 크론’을 120억여원어치(2만대) 구입하기로 했다.

엔스퍼트는 계약을 체결할 당시 회사 임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계약서만 남겨두는 것이며 납품은 문제없이 처리될 것이라는 계약 담당자의 말을 믿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지만 K패드와 아이덴티티 크론의 납품은 5만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엔스퍼트는 제품 제조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으며 결국 상장폐지 됐다.

이에 대해 KT는 제조·위탁을 취소한 것은 엔스퍼트가 단말기의 치명적인 결함들을 해결하지 못해 당사 검수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경영진의 판단미스 책임을 중소업체에 떠넘겼다는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역시 수습이 만만찮다. 개인정보 유출 내역 고지 방법부터 탈퇴 6개월 이상의 고객들에 대한 확인서 제공 문제, 전체 보상 방안 등 사후처리 문제에서 지속적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전체 보상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지만 벌써 두 번째 유출사고인데다 더딘 보상처리에 이용자들의 답답함만 키우고 있다.

문제는 KT 내부 상황도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황 회장이 어쩔 수 없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대규모 명예퇴직마저 여기저기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KT에서 명예퇴직 대상 직원 중 잔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근무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잔류할 경우 비연고지로 가야하니 잘 생각하라”며 퇴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이 전 회장의 퇴진과 함께 물러났던 정성복 전 윤리경영실장 부회장, 김일영 전 코퍼레이트센터 사장, 김홍진 전 G&E(글로벌&엔터프라이즈)부문장 사장 등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황의 개혁’에 대한 실망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대내외적 문제와 이미지 타격이 계속된다면 27일부터 단독영업을 시작한다 해도 경쟁사에 비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임 경영진의 주파수 정책 실패로 LTE서비스 시작이 경쟁사들보다 6개월 이상 늦어지면서 무선에서의 존재감이 약화된 상황에서 악재만 계속되고 있다”며 “1위인 SK텔레콤이 1위를 수성하고 3위인 LG유플러스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단독 영업을 한다 해도 KT가 통신 1위의 명성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황창규 회장은 이러한 난관들에 대해 최근 정밀 경영내부진단을 실시했으며 17일 계열사 사장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구체적인 혁신 방안을 논의한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