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여전히 증권업계의 위기는 단지 일반 직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듯 한 느낌이다.
최근 자산순위 상위 20대 증권사의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공개됐다. 20대 증권사 가운데 자료가 확보된 19개 증권사가 지난해 직원 한 명에게 지급한 급여는 평균 54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7% 감소했다는 자료였다.
반면 같은 기간 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된 연봉은 1인당 평균 4억3900만원으로 오히려 32% 확대됐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단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등기임원의 연봉이 오히려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 직원과 임원들의 임금 격차는 8배를 상회할 만큼 훨씬 더 크게 벌어졌다.
지난달 말 공개된 일부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등기임원에게 5억원 이상 고액 보수를 지급한 증권사는 총 14곳이었다. 좋지 않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오히려 임금이 늘어난 경우가 적지 않았고 심지어 임기를 몇 달 보내지 않았음에도 퇴직금을 포함해 상여 및 기타복지후생비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대의 연봉을 챙겨간 CEO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증권업 불황 여파로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의 일반 직원들은 임금이 삭감되고 비용절감 압박에 시달리는 데 반해 등기 임원 이상 고위급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푸념이 나오는 실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긴축’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실적과 연동된 급여 삭감, 수익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평가기준 등 일반 직원들에게 추상같이 적용되는 엄격한 잣대가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CEO와 임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들이 말하는 지금의 위기론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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