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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희생만 강요하는 증권사

[기자수첩]직원 희생만 강요하는 증권사

등록 2014.04.10 12:00

수정 2014.04.10 16:50

김민수

  기자

최근 증권계 업황을 물어보면 언제나 똑같은 답변이 돌아온다. 업계 종사자는 물론 업무상 연관을 맺고 있는 사람들조차 모두 이구동성으로 지금처럼 어려운 때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최악의 불황’을 입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여전히 증권업계의 위기는 단지 일반 직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듯 한 느낌이다.

최근 자산순위 상위 20대 증권사의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공개됐다. 20대 증권사 가운데 자료가 확보된 19개 증권사가 지난해 직원 한 명에게 지급한 급여는 평균 54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7% 감소했다는 자료였다.

직원 희생만 강요하는 증권사 기사의 사진

반면 같은 기간 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된 연봉은 1인당 평균 4억3900만원으로 오히려 32% 확대됐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단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등기임원의 연봉이 오히려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 직원과 임원들의 임금 격차는 8배를 상회할 만큼 훨씬 더 크게 벌어졌다.

지난달 말 공개된 일부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등기임원에게 5억원 이상 고액 보수를 지급한 증권사는 총 14곳이었다. 좋지 않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오히려 임금이 늘어난 경우가 적지 않았고 심지어 임기를 몇 달 보내지 않았음에도 퇴직금을 포함해 상여 및 기타복지후생비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대의 연봉을 챙겨간 CEO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증권업 불황 여파로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의 일반 직원들은 임금이 삭감되고 비용절감 압박에 시달리는 데 반해 등기 임원 이상 고위급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푸념이 나오는 실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긴축’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실적과 연동된 급여 삭감, 수익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평가기준 등 일반 직원들에게 추상같이 적용되는 엄격한 잣대가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CEO와 임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들이 말하는 지금의 위기론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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