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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대기업 알짜 자산, 왜 안 팔리나

중견 대기업 알짜 자산, 왜 안 팔리나

등록 2014.03.20 15:28

정백현

  기자

재무구조·유동성 개선 위해기업들 알짜 자산 내놨지만원매자 안 나타나 발만 동동‘큰손’들 보수적 경영방침 탓

중견 대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자산을 내놓은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과를 내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이른바 ‘M&A(인수합병) 큰 손’들의 반응이 그다지 뜨겁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은 3조원의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 동부발전소 등을 매물로 내놨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을 팔기로 했고 한진그룹은 유휴 부동산 등을 팔아 1조원 안팎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자산 중에서 아직 새 주인이 결정된 곳은 없다. 일부 자산에 대해서는 유력한 원매자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 기업들은 유보적이거나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동부그룹이 내놓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자산 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그룹내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연간 45만톤 규모의 컬러강판을 생산하면서 연간 7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낸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등 해외 자본에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넘겨줄 경우 기술 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유니온스틸 등 국내 철강사가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부정적 입장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코는 권오준 신임 회장이 ‘긴축경영’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M&A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포스코 측에 지분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나 포스코 측이 “시기상 적절치 않다”며 산은의 제안을 반려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근에 인천제철소를 두고 있는 현대제철 역시 수익성의 문제를 들어 동부제철 지분 인수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러강판 전문 기업인 유니온스틸은 동국제강그룹의 현금 사정이 녹록치 않아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 남산 반얀트리호텔 역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지만 ‘M&A 큰 손’들이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 반얀트리호텔은 서울 도심권에서 손꼽히는 6성급 특급 호텔 중 하나다. 특히 50여개의 객실 대부분이 스위트룸 형태라는 점이 특징이다.

재계와 호텔업계 안팎에서는 신라호텔을 운영 중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반얀트리호텔을 두고 인수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반얀트리호텔 인수 의향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삼성 측은 “신라호텔이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기 때문에 반얀트리호텔을 인수한다고 해도 연계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서울에 호텔을 갖고 있지 않다. 현대차그룹 호텔 계열사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제주 해비치호텔과 화성 롤링힐스호텔을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호텔 계열사 호텔현대는 경주와 울산, 경포대, 목포에 호텔을 두고 있다.

특히 롯데와 SK, GS 등 다른 대기업들이 서울시내에 특급호텔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과의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반얀트리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범 현대가 차원에서 제수인 현정은 회장을 돕기 위해 나설 수 있다는 해석도 이어졌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물만 좋으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곳이 있었는데 요즘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큰손으로 불리던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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