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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일성 닮은 황창규·권오준, 조직개편도 판박이

취임 일성 닮은 황창규·권오준, 조직개편도 판박이

등록 2014.03.18 07:00

정백현

  기자

황창규 KT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신경을 쓴 것은 조직 개편이었다. 두 회장은 공통적으로 조직의 규모를 줄여 그동안의 방만한 경영 형태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두 기업은 회장들의 취임 일성이 같았던 것처럼 조직 개편의 원칙도 서로 닮았다. KT와 포스코는 조직의 임원 수를 줄여 회사 본업의 경쟁력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더불어 경영 현안을 제어하는 컨트롤타워를 새로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대거 배치한 점도 닮았다.

KT와 포스코는 나란히 1월과 3월 조직 개편을 단행해 조직의 규모를 줄였다. 두 회사 모두 임원의 전체 숫자를 줄이기로 했고 포스코는 회사 내의 사업 부문을 6개에서 4개로 줄이는 대수술을 감행했다.

황창규 회장은 취임 직후 단행한 조직 개편을 통해 KT 지원조직의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줄이고 전체 임원 수도 27% 대폭 줄였다. 조직 슬림화로 떨어져 나온 인력은 현장으로 배치에 통신 사업에 대한 영업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취임 일성 닮은 황창규·권오준, 조직개편도 판박이 기사의 사진



황창규식(式) 조직 개편의 핵심에는 ‘수평적 간소화 조직 구조’ 원칙이 있다. 조직 전반을 심플하고 수평적인 구조로 조정해 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현장부서와 지원부서, 임원과 일반 직원 간의 소통 활성화를 적극 기하겠다는 뜻이 반영됐다.

권오준 회장 역시 포스코 내 6개 사업 부문을 4개로 줄이고 경영 임원의 숫자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전체적으로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개편되면서 본업인 철강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권오준식 조직 개편의 핵심에는 군살빼기에 중점을 뒀다. 더불어 기술과 마케팅 부서를 하나로 통합한 ‘철강솔루션센터’의 탄생은 R&D 분야와 마케팅 분야의 유기적인 조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새로 탄생한 철강솔루션센터에는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해 철강업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고 고객 가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권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

KT와 포스코는 회사의 경영 계획을 제어하는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만들었다. KT의 ‘미래융합전략실’과 포스코의 ‘가치경영실’이 그것이다.

KT 미래융합전략실은 KT 내 각 사업 부문과 그룹 계열사들의 핵심 역량을 진단하고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조직으로 운영된다. 포스코 가치경영실 역시 글로벌 전략 수립과 개편 등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관리·제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의 일했던 임원들을 물갈이하고 관련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대거 핵심 임원진에 포진했다는 점도 두 기업이 서로 닮았다.

KT는 KT 기획부문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한훈 경영기획부문장 겸 부사장과 대표적 현장 전문가로 꼽히는 임헌문 커스터부문장 겸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사람 모두 KT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현장의 일처리 구조를 잘 알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포스코 역시 철강 생산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김진일 사장을 철강생산본부장으로 내세웠고 ‘50대 젊은 피’로 불리는 이영훈 재무투자부문 부사장과 윤동준 경영인프라부문 부사장을 새로 포진시켜 전문성에 패기를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회장과 권 회장은 그동안 큰 문제로 지적됐던 조직 문화의 개선과 임직원들의 마인드 개선 문제를 중점 과제로 지적했다는 점도 닮아 있다.

특히 KT와 포스코 모두 오랫동안 공기업으로서 독점 사업자 지위에 있었던 만큼 ‘적당주의’와 ‘보신주의’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황 회장은 “책임감 없이 말만 늘어놓는 행위, 기획만 하고 실행은 나 몰라라 하는 행위, 관행이라는 이유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위는 절대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회장 역시 기술 연구원들의 마인드 개혁을 주문했다. 권 회장은 “기업의 기술 연구는 상용화돼서 이익으로 구현돼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연구소에만 있지 말고 제철소 생산 현장이나 마케팅 현장으로 직접 가서 기술을 배우고 접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KT와 포스코의 인사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 있어 호평할 만하다”며 “특히 조직의 규모를 줄이는 것은 이전 회장들과의 모습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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