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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돈이다’ 상표권의 경제학

[포커스]‘얼굴도 돈이다’ 상표권의 경제학

등록 2013.12.02 08:43

수정 2013.12.02 09:23

정백현

  기자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톱 10 대기업들의 로고.자산 규모 5조원 이상 톱 10 대기업들의 로고.


얼굴로 먹고 사는 연예인처럼 기업도 간판으로 돈을 번다. 기업 상표권의 활용을 통한 수익 창출이다.

한 그룹 내에서 기업 로고와 상호명을 함께 쓴다 할지라도 공짜는 없다.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게 일정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자회사에 대한 상표권 사용료 징수 강제 조항은 없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로열티’의 형식으로 상표권 소유 기업에 자율 징수한다. 로열티를 받는 회사는 지주회사들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들과 상표 사용권을 공유하고 자회사는 지주회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내는 형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국내 대부분 기업들은 상표권 수익으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자산 규모 상위 10대 기업 중에서는 SK와 LG, GS가 자회사를 통해 상표권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 8월 1일 지주회사 ‘한진칼홀딩스’를 출범시킨 한진그룹 역시 대한항공 등 주요 계열사가 한진칼홀딩스에 소정의 상표권 사용료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칼홀딩스에 132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냈다.

‘얼굴도 돈이다’ 상표권의 경제학 기사의 사진

◇상표권 사용료, 대략 어느 정도? = 국내 대부분 지주회사들이 자회사에 부과하고 있는 상표권 사용료는 매출액에서 광고 선전비를 뺀 금액의 0.1~0.3% 수준에 이른다.

상표권 사용료의 규모는 매출 규모와 비례한다. 많은 매출을 벌어들인 회사일수록 사용료를 많이 낸다. 이들 자회사는 지주회사와 수의계약 형식으로 상표권 사용료 거래 계약을 체결한다.

SK그룹과 LG그룹, GS그룹 등 지주회사 체제의 대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상표권 수익금을 받는 곳은 단연 LG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총 1647억원의 상표권 수익금을 거둬들였다.

가장 많은 사용료를 낸 계열사는 그룹 내 최대 매출처인 LG전자로 총 766억9200만원을 납부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SK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건설, SK하이닉스 등 7개 계열사를 통해 1290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벌었다.

한때 LG와 동업 관계에 있었던 GS그룹은 GS칼텍스와 GS리테일, GS건설 등 3개 계열사로부터 517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았다.

SK와 GS 모두 그룹의 캐시카우(현금 창고) 역할을 하는 에너지 기업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내 에너지 사업이 두 그룹의 핵심 사업임을 알려주고 있다.

◇‘공짜 상표권’도 있다? = 상표권 사용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같은 테두리 안에서 같은 상표를 썼지만 지금은 뿔뿔이 갈라진 계열 분리 기업들의 사례가 그렇다.

범 현대가를 상징해 온 삼각형 모양의 현대 로고. 이 로고의 상표권은 현대그룹이 소유하고 있지만 사용료 징수 없이 범 현대가 계열사들이 공유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제공범 현대가를 상징해 온 삼각형 모양의 현대 로고. 이 로고의 상표권은 현대그룹이 소유하고 있지만 사용료 징수 없이 범 현대가 계열사들이 공유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제공

대표적인 경우가 노란색·녹색 삼각형이 합쳐진 모양의 ‘현대 로고(사진)’다. 이 로고는 현대그룹을 비롯해 범 현대 계열 회사들이 두루 사용하고 있다.

삼각형 현대 로고는 이 상표의 소유권자인 현대그룹 전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건설 등 현대자동차그룹 일부 계열사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현대그룹에 상표권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 현대그룹도 다른 기업에 상표권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삼각형 로고에 대한 상표권 사용료 징수 규정은 딱히 없다”며 “가족 간의 단결과 화합을 중요시 하는 현대가의 가풍도 ‘공짜 상표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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