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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상인의 한숨’···상권이 무너진다

[르뽀]‘과천 상인의 한숨’···상권이 무너진다

등록 2013.09.30 08:24

성동규

  기자

손님 ‘뚝’ 매출도 ‘반토막’, 버티다 못한 상인들 떠난다 공무원들 떠나 점심시간에도 썰렁한 식당가 ‘고사직전’

26일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 앞 상가 거리에 한 낮인데도 지나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26일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 앞 상가 거리에 한 낮인데도 지나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


한낮의 과천 시내 중심가는 더없이 한산했다. 따뜻한 볕에 선선한 바람이 불던 쾌청한 날씨에도 사람의 발길이 뜸했다. 한때는 사람으로 넘쳐났던 곳이지만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부 등 6개 부처 이전을 완료했다. 여기에 올해 말부터 시작될 2단계에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등 6개 부처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 대부분은 과천청사 의존율이 높은 터라 공무원들이 빈자리가 크다며 입을 모았다. 일부는 상권 붕괴를 넘어 과천지역사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과천청사 인근 한 상가는 비어 있는 점포가 눈에 띌 정도였다. 20년간 문구점을 운영 중인 김씨(52)는 “최근 손님이 뚝 끊기면서 예전보다 매출이 절반으로 급감했다”며 “요즘은 임대료를 지급하기도 빠듯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나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 버티지만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하나둘 이곳을 떠났다”며 “점포 주인들도 적자가 쌓이는데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 식당가에는 점심시간 인데도 찾는 사람이 없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26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 식당가에는 점심시간 인데도 찾는 사람이 없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식당가다. 상가 내 즐비한 식당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기운이 감돌기도 했다.

8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박씨(43)는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떠나면서 가족같이 일하던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1·2·6·7-1단지 재건축도 진행돼 자칫 유령도시로 변하지는 아닌지 걱정이다.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청사 바로 앞 공원에서는 미래부 세종시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와 반대 서명을 받는 이들로 북적였다.

시위에 참가한 장씨(41)는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은 과천을 무시하고 지역 상권을 죽이는 정부의 강압적인 행태”라며 “모든 과천시민의 힘을 모아 미래부 이전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들의 우려는 기우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상권이 살아있을 때는 1층 상가 점포 33㎡(10평)당 권리금이 1억원에 달했으나 요즘에는 권리금 자체가 없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과천청사 인근 A공인 대표는 “상반기 수도권 집값 상승률이 1위를 달성할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3.3㎡당 3000만원을 넘나들던 때랑은 비교조차 할 수도 없다”며 “거래량도 지난 2010년 이전의 절반 수준 이하로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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