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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노사문화, 현대중공업처럼···

상생의 노사문화, 현대중공업처럼···

등록 2013.07.29 06:00

수정 2013.07.29 07:38

정백현

  기자

강성 노동운동의 메카서 19년 무분규 회사로 변모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과 김진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2013년 임금협약 조인식에서 협약서를 교환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과 김진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2013년 임금협약 조인식에서 협약서를 교환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상생의 노사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의 강성을 버리고 온건한 대화를 통해 화합의 노사 문화를 정립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소재한 울산은 1980년대 후반부터 ‘강성 노동운동의 메카’로 악명을 떨쳤다. 당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등 현대 계열 노조가 시위를 벌이는 날이면 울산시내가 들썩거릴 정도로 노조의 영향력이 매우 강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는 강성을 따지자면 첫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력했다. 1987년 울산을 필두로 촉발된 이른바 ‘노동자 대투쟁’ 당시에도 선봉을 섰던 조직은 현대중공업 노조였다.

노동자 대투쟁 이후에도 노조원들을 향한 테러가 자행되고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이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발생했다.

그랬던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제는 ‘분규 없는 노조’로 탈바꿈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9일 ‘19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 타결’을 이뤄냈다. 관련업계 내에서는 23년 연속 무분규 임협 타결을 이룬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왕년의 강성을 버리고 대화를 통한 화합을 선택했다는 점은 노조 리스크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는 재계에 여러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 화합의 비결은 상호 간 신뢰 구축에 있다. 서로만의 이익 추구를 위한 ‘고집 대결’을 하기보다 서로의 입장을 먼저 들어보고 각자를 존중하는 신뢰를 쌓은 덕에 평화적인 노사 관계 정립이 가능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사는 매년 초 노동조합 간부와 대의원을 대상으로 각 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들이 직접 나서 각 사업본부의 실적과 시장에서의 유·불리점 등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노사 간 신뢰구축’에 전력을 쏟고 있다.

임금 협상 과정에서도 회사 측은 노조에 회사의 경영상황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노조는 회사의 가감 없는 설명을 신뢰했다. 그리고 서로 양보할 것은 시원하게 양보해 대의를 살렸다.

이러한 노력은 구성원 모두가 회사의 경영사정을 진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진정성과 노동조합의 이해와 신뢰, 조합원의 성숙된 의식을 신장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이 만든 상생 노사 문화는 노사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롤 모델이 됐다. 현대중공업의 노사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기 위해 매년 공무원들과 일반 기업 관계자들이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기도 한다.

이재성 사장은 “글로벌 조선업 불황에도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의 인식과 서로의 믿음이 있었기에 평화적 노사관계 정립이 가능했다”며, “서로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노사는 더 강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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